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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 흔한 이선생 Apr 15. 2023

'유치원 가기 힘들어하는 아이'

벌써 4월 중순.


이 시기에 오히려 3월엔 꽤 잘 갔는데 뒤늦게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하루는 학부모 상담기간에 원에 오셔서 대기하고 있던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매일 울어요. 밤마다 통곡을 해요. 

- 울어도 너무 울어서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 특정한 이유 없이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요


안 그래도 최근에 울면서 교무실에 와서 '태권도 가기 싫어요 원감님 엄마한테 전화해 주세요 '라고 

여러 번 울었던 적이 있던 아이다.


교실을 다니며 아이의 원 생활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었기에 아이를 떠올리며 어머님과 이야기 나누었다.


막상 유치원에 등원하면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보았다.


어머님과 이야기 나누던 중.


"어머님 혹시 아이가 동생이 있거나 어머님이나 아버님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동생이 좀 아파 늘 엄마랑 동생이 함께 있고 병원에 가면 첫째가 자고 있는 밤늦게 귀가한 적도 종종 있다고 했다.


어머님에게 이렇게 말씀드렸다.



상황적으로 유아가 늘 엄마와 같이 있다가 동생과 늘 붙어있는 모습을 보거나,
 엄마와 동생이 밤늦게 병원에 다녀오는 시간들에 '불안'을 느꼈을 수 있어요.
 어린 동생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유아들은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고, 불안감이 생기면 소변을 가리던 친구가 바지에 오줌을 싸거나, 아기처럼 행동한다던지, 자주 화장실에 가는 불안, 퇴행 행동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지금 아이에게는 '사랑해! 넌 정말 멋져! 우리 아들, 우리 딸 역시 언니야'
라는 칭찬보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것이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안 그래도 어려서부터 '불안'을 잘 느끼는 아이였는데 동생이 아프다 보니 신경을 못쓴 거 같아서 그 부분을 신경 쓰면서 아이의 행동의 변화에 대해 담임 선생님과 계속 소통해 볼게요"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유치원이 가기 싫어!'라고 외치는 경우에는

연령에 따라 아이의 성향에 따라 이유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부분

친구관계, 환경적인 적응기간, 급. 간식에 대한 거부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여러 가지의 상황에 가능성을 가지고 체크해 보고 모두가 아닐 경우
유아의 행동에 유아의 심리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같이 근무하고 있는 저경력 선생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실에서 보이는 상황 외에도 유아의 가정환경,★단기간 환경의 변화, 형제관계 등에도 교사가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아이의 상황과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 

그것을 볼 수 있는 교사가 흔하지 않은 선생님 될 수 있는 꿀팁이다.  

그래서 나는 학부모와의 전화상담에서 '우리 아이에 대해 늘 질문이 많은 선생님'이기도 하다.


교사로 오래 근무하면서

'아이들은 이유 없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한다.

이때 해답을 주는 것이 바로 관찰이다. 아이의 행동과 말을 유심하게 관찰해야 아이의 마음에 

가까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은 참 신기하게도, 답을 찾으면 금방 안정감을 찾는다.


이때 느끼는 교사의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기쁨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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