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배우는 느림의 미학
12월 14일 일요일, 맑음
재활은 더디다.
그러나 그 더딤 속에, 다른 속도가 숨어 있다.
인내는 하루치가 아니다.
하루를 또 하루로 견디는 기술이다.
그리고 반복이란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는 일이 아니라
매번 다른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시간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를 배반하지도 않는다.
어제의 한 걸음이 오늘의 바닥이 되고,
오늘의 멈춤이 내일의 방향이 된다.
가끔은 아무런 진전이 없어 보인다.
몸은 제자리에 머문 듯 보이고,
마음만 앞서 나가 답답해진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몸은 배우고 있다.
말없이, 그러나 정확하게.
재활이란
빨리 낫는 일이 아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
병실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우리는 오늘도 같은 하루를 살았다.
같은 침대, 같은 복도, 같은 창밖의 하늘.
그러나 하루는 결코 같지 않았다.
몸의 느낌이 달랐고,
마음의 온도가 달랐고,
숨의 깊이가 달랐다.
느리게 가도 괜찮다.
이미 가고 있으니.
멈춘 것처럼 보여도
우리는 지금도
길 위에 있다.
"수행은 오늘도 여기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