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포탈라궁! 지구의 심장!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라싸에서 울다

by 찰라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라싸!


하롱베이의 물빛에서 숨을 고르고,

사파의 계단식 논에서 마음을 낮추고,

곤명과 리장, 샹그리라를 지나

메리설산의 흰 침묵 앞에서 기도를 배웠다.


아미산의 안개는 자비의 문장이었고,

러산대불의 미소는 두려움을 덜어주었다.

청두의 밤을 건너 구채구의 물빛에 흔들리고,

랑무스의 바람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묻고,

란조우의 황허를 지나 거얼무의 밤—

엔진처럼 우리의 숨도 몇 번이나 멈췄다 살아났다.


하롱베이를 출발하여

서른셋 날의 시간을 접어들고,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도착한 신들의 땅 라싸는

지구의 심장처럼 하늘과 땅 사이에서 천천히 뛰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시야를 사로잡은 것은 포탈라궁이었다. 푸른 하늘 아래, 붉은 지붕이 층층이 치솟아 있었다. 그 모습은 라싸의 심장처럼 고동치고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이 고원을 떠도는 수많은 영혼을 붙들어 매는 거대한 닻처럼 보였다. 지구의 한가운데, 시간이 멈춘 자리였다.


"타시델렉."


운전사 돌마가 합장을 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안녕! 툭제체."

"샬롬!"


운전사 돌마와 이스라엘 청년 융과 오거가 각기 자기 나라말 인사를 건네며 작별을 했다.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극적인 만남, 탕굴라 패스에서의 사투, 그리고 마침내 기적적인 라싸 입성! 이 모두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일이었다.


툭제체!


'툭제체'는 큰 자비에 감사합니다란 뜻이다. 그들이 한없이 고마웠다.


드디어 아내와 나 둘만 남았다. 아내와 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넋을 잃는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같았다.

해발의 높이가 아니라 마음의 깊이가 우리를 흔들었다.

그 자리에서 오체투지 삼배.

이마가 땅에 닿는 순간, 지난 고비들이 한 줄기 눈물로 풀렸다.

우리는 가슴으로 울었다.

울음은 약해짐이 아니라, 끝내 도착했음을 알리는 종소리였다. 아내가 포탈라궁을 바라보며 감격에 겨워 중얼거렸다.


여보, 우리 마침내… 라싸에 도착했네요.”

아내는 그 한마디를 꺼내기까지 한참을 숨처럼 침묵 속에 머물렀다. 작은 속삭임이었지만, 그 말 안에는 수천 킬로미터의 고통과 기도, 그리고 살아온 세월이 모두 담겨 있었다. 아내의 눈가에 맺힌 것은 눈물이기보다 오래 기다린 영혼이 마침내 제 자리를 찾았을 때 맺히는 이슬 같았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나는 다시 포탈라궁을 향해 오체투지 삼배를 올렸다. 두 손과 두 무릎, 그리고 이마를 라싸의 땅에 붙였다. 차갑고 단단한 대지에 이마를 대는 순간, 나는 그 땅에 입맞춤을 했다.

그것은 경배이자 감사였고, 살아 있음에 대한 고백이었으며, 아내와 함께 여기까지 도달했다는 조용하지만 가장 큰 승리의 선언이었다.

바코르 광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 먼저 들려온 것은 기도의 진동이었다.

“옴 마니 반메 훔…”


낮고 깊으며, 어쩐지 슬프고, 동시에 눈부시게 밝은 음성들. 순례자들은 마니주를 굴리고, 기도 수레를 돌리고, 허리와 팔을 길게 뻗으며 한 번, 또 한 번 땅에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그들은 나보다 몇 배나 먼 길을, 어떤 이는 수백 일간 오체투지로, 어떤 이는 평생의 전부를 걸고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나는 그들의 움직임에서 말 한마디 없이 세상이 울고 있었음을 보았다.


“나는 몸으로 우주를 두드린다.

이 길은 나를 깎고, 또 일으킨다.”

그것은 순례였다.

살아 있는 기도였다.




야크호텔에 짐을 풀고 조캉사원 앞마당으로 들어섰을 때 아내는 갑자기 합장한 손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흐느꼈다. 그 울음은 아픔이 아니라,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자기 존재가 완전히 정화되는 순간에만 터질 수 있는 귀한 눈물이었다.

나는 버티지 못했다.

그저 땅에 엎드렸다.


이마가 돌바닥에 닿는 소리가 나조차 낯설 만큼 크게 들렸다. 그 순간, 나는 복받쳐 울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행동—바로 항복이었다. 마음을 어떻게 머무르며 어떻게 항복받을 것인가

“라싸여… 나의 모든 길을 받아주소서.”

그 기도는 울음과 뒤엉켜 순례자들의 행렬 속으로 흩어져갔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내 시야에는 한 노인이 보였다. 수천 번 엎드렸을 이마에는 상처가 아물지 않은 자국이 깊게 파여 있고, 손바닥은 찢어진 곳마다 새살이 돋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맑았다. 흐린 고원 하늘보다 더 투명했고, 한 송이 연꽃처럼 고요했다.


“이분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을까.”


그들의 엎드림은 단순한 흙에 닿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원을 땅에 새기고, 자비를 하늘에 띄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몸짓이었다. 라싸는 그들의 눈물, 땀, 고통, 숨을 모두 껴안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흘린 눈물과, 아내의 흐느낌도 그 품 안에서 하나의 작은 파문이 되었다.

바코르의 마지막 구간을 돌 때 나는 갑자기 한 문장을 들은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멀리서 온 이여,

그대의 고통은 이제 이곳에 내려놓아도 좋다.”


그 말은 바람인지, 마니휠의 금속 소리인지, 아내의 흐느낌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는 사실이다. 나는 미약한 숨을 가다듬으며 마지막으로 기도했다.

옴 마니 반메 훔…


연꽃 속 지혜여, 내 마음에 피어주소서.

그 순간,

라싸는 더 이상 도착지가 아니었다. 내 영혼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자리였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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