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고랑

뻔한 거짓말

by 매일글쓰는교사

제목 :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거짓말


어머니를 뵈러 천안에 갔다. 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라 아침 일찍 나섰다. 아침잠이 많은 아들과 딸에게는 어제 저녁 단단히 약속을 했다. 아침 9시에 출발할테니 꼭 시간맞춰 일어나야 한다. 우리가 함께 한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을때도 있지만 딸과 아들은 할머니한테 가는 날은 어떻게든 지키려고 노력한다. 8시에 일어나 아이들은 한 번 흔들어놓고 8시30분에 일어나야 해. 또 다짐을 받아본다. 하지만 오늘은 어려웠다. 겨우 겨우 10시에 출발할 수 있었다. 원래 계획은 아버님 산소에 먼저 들르고 어머님과 식사를 하려고 했다. 시간이 늦어졌으니 어머니와 먼저 식사 후 아버님 산소에 가는 걸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천안에 가는 동안 차안에서 어머님과 어떤 맛있는 걸 먹을까를 주제로 남편과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지난번 아이들끼리 어머님께 찾아갔던 날 이화갈비집을 갔는데 별로 드시지 않았다고 아이들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럼 이제 어머님이 좋아하는 두번째 메뉴는 흑염소다. 물론 어머니 건강을 위해서 우리가 모시고 가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러번 먹어보았으니 여기도 이젠 식상하다. 가족들과 어머님이 모두 좋아하는 곳을 찾아보았다. 아참 그곳이 있었지. 그곳은 천안 유량동에 있는 이고집만두이다.


이고집만두의 주요 메뉴는 2가지, 만두전골(맑은 전골과 얼큰 전골)과 군만두이다. 이곳은 항상 웨이팅이 있고 조금만 늦게 가도 먹지 못하고 돌아와야 하는 곳이다. 얼른 전화를 해서 30분 뒤에 도착할건데 오늘 먹을 수 있나요? 물어보니 웨이팅은 조금 있을 수 있고 먹을 수는 있다고 한다. 다행이었다. 예전에 어머님과 이곳에 같이 오지 못해 주문해 간적이 있는데 어머님께서 잘 드셔서 시간되면 함께 와봐야지 하는 곳이다.


어머니 집에 들러 어머니를 모시고 이고집만두에 도착했다. 오늘도 웨이팅이 내 앞으로 7팀이 있다. 건물안에 웨이팅 장소가 따뜻해서 20분 정도 기다리다 안으로 들어갔다. 맑은 전골 3인분과 얼큰 전골 2인분을 주문했다. 매운 맛을 싫어하는 딸과 어머니를 위해 맑은 전골, 매운 맛을 좋아하는 남편과 아들과 나는 얼큰 전골을 택했다. 보글보글 끓이다 옆 테이블을 보니 중년 여성 3분이 앉아 있었다. 옆 테이블에 앉은 분들이 아시는 분이 어머 언니~ 하며 아는체를 했다. 아효 그대로시네요. 어머 어쩜 옛날이랑 똑같아요. 더 젊어진 것 같아요. 그 순간 내 눈은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중년 여성에게도 찰싹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한 눈에 봐도 나이들어 눈가에 주름살이 있고 시간이 흘러 늙어보이는 데 어머 그대로시네요 이런 말을 하다니 믿을 수 없었다. 언빌리버블이다.

하지만 어머 언니 그대로야를 들은 그 중년 여성의 말도 가관이다. 어머 자기도 예전 그대로네. 진짜야.


웃음이 나오는 걸 참느라 힘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누군가를 만나면 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어머 ~ 어쩜 옛날 그대로야. 아니 더 어려진거 같아요. 그런데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거든요. 오늘 있었던 그 중년 여성분들의 대화와 제가 하는 말이 똑같았는데 다른 분들을 보았을 때는 거짓말처럼 들리고 제가 할 때는 왜 진심인걸까요. 궁금합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세월의 흔적이 깃든 얼굴이건만 우리는 왜 이런 거짓말을 하는 걸까요.


여러분들은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거짓말을 해 본적이 있나요? 저는 진심이었어요. 진짜로 우리는 왜 세월의 흔적을 뒤로 한 채 서로의 과거를 묻어주고 싶은 걸까요?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걸까요? 아님 10년전에 만났던 너와 나의 추억이 있기에 가능한 걸까요?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의견 기다리겠습니다.~ 바이바이...까꿍^^*

작가의 이전글도전 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