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들땐
제목 : 하늘을 봐?
밤새 허리통증으로 뒤척이다 두숨자고 일어났다. 오늘은 입학식이 있는 날이다. 우리 귀염둥이 친구들 만나는 설레는 날이다. 그런데 밤새 아프다보니 우리 꼬맹이들 못볼까봐 두려움이 급습했다. 입학식에 입고 나갈 예쁜 옷을 입고 머리카락도 곱게 빗고 일찌감치 학교로 나섰다.
모든 직장인들이 그러하겠지만 학교로 가는 동안 나의 병은 싹 사라진다. 이것이 바로 긴장의 치유다. 직장이라는 단어는 긴장의 연속이며 아파도 아프지 않는 요상함을 만들어 낸다. 입학식날 준비해야 할 일들을 후다닥 학년샘들과 마치고 교실 곳곳을 말끔히 정리하고 우리반을 소개할 자료를 화면에 띄워놓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다.
올해도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살아가기 위해 책상위에 그림책 한권씩 올려놓는다. 교실준비는 다 되었고 입학식장으로 향한다. 벌써부터 입학식장엔 입학기념 촬영을 하는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얼마나 설레일까? 가슴이 벅찰것이다. 입학식에 온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입학식에 온 학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나는 교사이기에 우리 아이들의 입학식은 한번도 가 보지 못했다. 그래서 딸과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딸과 아들의 입학식의 기쁨은 느껴보지 못했지만, 우리반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눈물 흘린적이 있다.
드디어 아이들이 쏙쏙들이 입학식장에 도착했다. 새로 산 책가방과 신발가방을 지고메고 새 신을 신고 머리카락은 땋고 멋지게 하고 나를 만난다. 입학을 축하해 꼭 안아주며 첫 인사를 한다. 엄마 아빠와 인사를 한 후 자기자리로 가서 운동화를 실내화로 갈아신는다. 아이들의 첫 사회 입문이다. 처음으로 엄마와 아빠를 떠나는 순간이다. 힘들어 눈물을 보이는 아이도 있다. 당연지사겠지.
다행히 우리반 친구들은 아무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입학식이 시작되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제창, 교가제창, 교장선생님 말씀 이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꼬맹이 고사리손을 가진 아이들이 차례차례 해낼때마다 왜 그렇게 대견한지 가슴속에 감동의 물결이 일어난다. 어느 한명도 뛰쳐나가거나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아이들이다. 물론 뛰쳐나갔더라도 괜찮다.
입학식을 마치고 강당에서 각 교실로 이동한다. 반 푯말을 보며 줄을 지어 차례대로 따라오는 모습이다.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소개한다. 아이들 또한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발표를 한다. 한 친구가 손을 든다. '선생님 수업시간에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떡해요?' 역시 1학년이다. 아참 여러분 입학식부터 지금까지 긴장하고 힘들었지? '그래 지금 화장실에 다 같이 갔다옵시다.' 화장실 다녀오고 싶은 친구는 선생님을 따라와요.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게요~ 다른 친구들을 책을 읽고 있어요. 한 명 한 명 화장실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기다렸다 같이 들어왔다.
학급에서 지켜야 할 일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사이 강당에서 연수를 듣고 아이들의 엄마, 아빠, 할머니 가족들이 교실로 왔다. 우리는 1학년이니 부모님이 교실에 오셔도 각자 책 읽고 있기로 약속해요. 선생님은 부모님께 해드릴 말씀이 있답니다. 부모님들이 교실에 들어오고 아이들은 책을 읽는다. 학부모님에게 각종 안내장과 꼭 해주셔야 하는 일과표를 안내했다. 질문을 받고 나니 학습준비물을 벌써 준비해온 아이들이 있었다. 가져온 준비물을 내일 아이들과 정리를 해야 한다.
아이들과 나는 물론 학부모님도 벅차도 힘든 하루였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설레임과 동시에 새로운 제도에 입문이라는 긴장이 함께 공존했을 것이다. 긴장이라는 끈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작의 위치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막상 긴장이 끝날즈음에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벅찬 마음을 가지게 한다.
1년동안 행복한 교실이 되길 바란다. 1학년 입학을 축하한다. 나의 사랑 나의 아가들아~~까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