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에피소드06 -- 강대명님 편
이 인터뷰는 2014년 2월 지앤선 티스토리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되었던 인터뷰를 다시 브런치에 재등록하는 글입니다. 개발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여섯 번째 인터뷰는 강대명님과 고기를 먹으면서 진행하였다. 정리를 위해 녹음 파일을 다시 들어봤더니 고기 굽는 소리와 가위질 소리가 완전 잘 녹음되어 있었다. (에버노트 엄청나구나~) 갈비 + 콜라의 조합은 지금 생각해도 완벽하다!!! 다시 들으니 배고프네… 특히나, ‘1인분만 더 주세요~’ 강대명님은 인터뷰 내내 편안한 미소를 지으시며 편안하게 대해주셨는데 뭐랄까 마음씨 좋은 옆집 오빠(아저씨라고 하기엔 그다지 안 늙어 보이셔서…) 느낌이었다.
P.S 인터뷰 진행 후 처음으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보았다. 사실 많은 분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그동안은 좀 쑥스러워서 올리지 못했었다.^^
브런치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진 사이즈가 더 이상 줄지 않아서 이번에는 좀 큰 사진이 올라갑니다^^
Q 우선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본인 소개부터 해주세요.
A 현재 카카오스토리에서 서버 쪽 개발자로 있다. 난 카카오스토리는 잘 안 해봤는데, 대명님도 안 해보셨다고 하셨다. 음성파일을 들어보니 대명님의 이야기보다 카카오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ㅠ.ㅠ 어쩌지??? 카카오에 오기 전에는 네이버에서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필리핀에서 6개월, 캐나다에서 6개월, 한국에서 6개월 놀았다. 캐나다에 가서도 거의 집 밖으로 안 나가고 집에만 계셨다고 하셨다. 아니 그 멀고 멋진 캐나다까지 가서 왜??? 그래도 그런 휴식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곳에서 해외 유명 회사에 이력서도 많이 넣어보고 재미난 경험도 하였다.
Q 프로그래머가 된 계기랄까, 언제 프로그래머가 되야겠다 결심하게 되셨어요?
A 사실 어릴 때 꿈은 대통령이었다. 어릴 때 굉장히 일찍 컴퓨터를 다루긴 했다. 아버지께서 방통대 전산과 공부를 하시면서, 컴퓨터를 구입하셔서 어린 나이에 컴퓨터를 만져볼 수 있었다. 다만 프로그래밍을 한 것은 아니고, 게임만 즐겼다. 게임을 하면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딱히 전공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갖진 못했다. 전산과를 가게 된 것도 사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생각하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까지도 프로그래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전산과를 다니다 보니 병특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대학에서 전공하고 나서 진로를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난 꼭 이걸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없으셨는데 그런 사람이 나보다 더 잘한다는 생각에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보면 자괴감 들겠다고 이야기드렸다 하하하 대학에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 그때 너무 열심히 하지 않은 거 같아 아쉽다. 지금 현재 대학 때 책을 다시 보면서 혼자 다시 공부를 하고 있다. 일하다 보면 결국 기초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느낀다. 그 기초는 대학에서 배웠다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외국의)이 자퇴를 했다는 말이 많이 나오다 보니 대학이 정말 필요 없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정말 ‘의지’가 강하다면 이런저런 것들이 모두 필요 없을 수 있지만 같이 일을 해보면 대학이 중요하더라. 배우는 속도가 다르다. 어쨌든 고등학교 때 성실히 열심히 했기 때문에 대학을 갔기 때문에… 대학을 갔을 때가 속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이 계통 외의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인생 전체를 비춰봤을 때 도움이 된다.
학교 다닐 때는 사실,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렇지만 주위에서 보기에는 모범생이었을 수도 있겠다.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계속 모범생이셨다고 우겼더니 마지못해 답해주신 걸 수도 있다. 대학에서는 정말 낙제를 받을 정도로 성적이 엉망 인적도 있었다.
Q 업계에 들어와서 가장 영향을 받은 개발자를 꼽으라고 하면 어떤 분을 꼽으시겠어요???
A 넥슨 아메리카에 계시는 태권브이님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남들이 늦었다고 말할 때,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시는 모습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솔직히 다양한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한두 분만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존경하는 분 중에 한 분은 양수열 소장님이다. 기술은 나와 다르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꾸준히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항상 감명을 받는다. 삶의 방식이나 그들의 인생(???)을 통해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고 하시며, 본인이 다른 사람의 롤 모델이 될 수 있길 바라는데 그건 기술적으로라기 보다는 그런 쪽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하셨다.
Q 개발자로 일하면서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A 솔직히 말하자면 개발자로 일하면서 힘들 때는 없었다. 개발자라서 힘든 건 없다. 이 직업이 나한테 정말 잘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건 개발자라서 힘든 것은 아닌 것 같다. 나 자신에게 실망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 직업 때문에 힘든 적은 없었다. 오히려 감사하다. 흔히 말하는 야근이나 이런 것 때문에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물었는데, 야근 자체가 힘든 적은 없었다고 말하셨다. 주변에서 개발자들의 안 좋은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지만, 다행히 나는 아직까지 그런 걸 겪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거 외에는 나에게 맞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Q 함께 일하기 싫은 프로그래머가 있나요???
A 딱히 없다.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인 거 같다.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기보다는 대명님이 누군가를 특별히 싫어하지 않으시는 분인 듯했다. 성격이 너무 좋으신… 뭐랄까... 나쁜 것도 좋게 생각하시려고 하고, 좋은 건 더 좋게 생각하시려고 하는...
Q 직원을 뽑기 위해 인터뷰어로도 많이 활동하셨을 텐데, 그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또 그런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쓰시나요???
A 경력자의 경우에는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깊은 지식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본다. 물론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런 것들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 파악하려고 한다. 물론,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기본적인 태도가 좋지 않은 사람은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신입의 경우, 기본적인 지식을 잘 알고 있는가, 어떤 문제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접근하는가를 집중해서 보려고 한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가를 중요하게 본다. 만약 웹서비스를 만드는 문제에서 신입은 구현법을 묻는다면, 경력은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법을 물어본다. 개발자들은 깃헙이나 기타 등등을 이용해서 자기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홍보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족적을 남겨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보면 실력이 낮아도 조금 더 신뢰가 간다.
Q 이 일(직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었을 때 느끼는 희열이 가장 큰 것 같다. 계속 고민하고 있었던 것도 꿈에서 해결하기도 하는… 가끔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때 말도 안 되는 영어로 꿈을 꾸는 것과 같은 것일까???
Q 요즘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에게 정말 인문학적인 소양이 필요한 것일까요???
A 리버럴 아트와 지금 말하는 인문학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인문학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에 밑바탕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변을 보면 악기를 하나 정도 다룰 줄 아는 개발자가 프로그램도 잘하더라. 자기만의 취미를 갖는 것도 어쩌면 인문학이고 개발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Q 사용자나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개발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피드백을 빨리 받아서 개선해나가는 것이 좋다.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지표를 계속 주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해하려고 시도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이지만, 참고만 해야 한다. 개발자가 사용자를 다 이해할 수 있으면 베스트이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기획자나 디자이너의 요구를 잘 구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추가 제안까지 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는 기획자가 사용자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믿고 함께 해주는 것이 팀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서로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의견을 제시하고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역시 대명님은 좋은 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람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고 해야 할까??? 내 느낌은 그랬다.
Q 개발자로서 사회생활(회사 생활)에 대한 조언을 주신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데, 그냥 막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맡게 되면 왜 해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그 일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을 많이 하였으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들하고 잘 지내는 것이지만, 일적인 것만 따지면 그렇다. 천천히 가도 되니까 남들과 비교해서 빨리 가려고 하지 말아라~
Q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셨을 것 같으세요???
A 특별히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았다면 그냥 굶어 죽지 않았을까 싶다. 뭐든 잘하는 사람을 보면 대단해 보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없었다. 그냥 단순히 조금 더 잘하고 싶은 것은 있지만 다른 쪽으로 꿈을 꾸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Q 취미가 있으신가요???
A 만화책 보기 그리고 일 외적으로 하는 코딩을 취미라고 말할 수 있다.
Q 스트레스를 푼다거나 재충전은 어떻게 하시나요???
A 만화책 보기, 아내랑 노래방 가기, 빗속에서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기 등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코딩하다 막혔을 때 조금 더 파보거나 잠시 덮어뒀다 돌아오는 방법을 쓴다. 일단 더 파보는 것을 택하긴 한다.
Q 최근에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어떤 것이 있으세요???
A 요즘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출산을 앞둔 아기(4월 말)이다. 아~ 이제 곧 출산예정일이 임박했네... 잊지 말고 꼭 연락드려야지!!! 또 다른 관심사는, 관심 있는 프로젝트에 어떻게 잘 참여해야 할지 그리고 지금 팀에 도움이 되는 인간 되기이다. 기존의 시스템을 이해하려고 하면서 변화를 줬을 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공부한다.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서, 또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개발자들은 끊임없이 공부하는구나... 정말 멋지다.
Q 최근에 가장 짜릿한 경험을 하신 적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A 항상 재미있는 일이 많은데, 미친 듯이 좋았던 날도 없었던 듯하다.
Q 30년 뒤의 나의 모습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이 바보 같은 질문을 또 했다. 코딩하고 있을 듯하다. 죽을 때까지 코딩하고 싶다. 죽을 때 키보드 하나 끼고… 직업적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취미로라도 계속 개발자이고 싶다. 프로그래밍은 나이가 들어서도 본인이 원하기만 한다면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부럽다.-직업적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Q 본인 스스로 어떤 개발자라고 생각하시나요???
A 혀 로그 래머!!! 남들보다 뛰어난 개발자는 전혀 아니지만, 찍기를 잘하는 개발자!!! 덜렁거리는 성격이다 보니 실수를 많이 해서 꼼꼼한 개발자가 되고 싶고(힘들 것 같다), 개발을 즐기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코드를 짜고 책을 보고 소스도 까보고 하면서 더 나은 개발자가 되려고 하고 있다. 실력이 급상승하는 것은 아니라서 시간을 두고 쌓이면 나아진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
Q 후배 개발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A 성실하고 꾸준하게. 관심분야를 시간을 들여 꾸준히 노력하면 발전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국영수를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게 더 좋고, 다양한 것을 접해보고 개발을 한 사람이 시야가 더 넓더라. 이건 팀작업인데 팀원들과 대화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적인 부분을 보더라도, 다양한 경험은 문제에 대한 접근법에서도 도움이 된다. 꿈이라고 해서 꼭 적성에 잘 맞는 건 아니다.
프로그래밍을 정말 좋아하지만 일 순위는 언제나 내 주위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커뮤니티 활동이 도움이 된다.
인터뷰 후 느낀 점… 흔히 ‘마음씨 좋은 옆집 아저씨’라는 말이 있다. 첫인상도 선함 자체이고 마음씨조차 정말 사람을 뜻하는 것인데, 강대명님과 인터뷰하면서 ‘마음씨 좋은 옆집 오빠’라는 인상을 계속 받게 되었다. 기술적인 것은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겸손하시고 또한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좋은 면을 더 많이 보려고 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사람을 좋아하시면서 그 사람들이 나로 인해 불편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정말 팀을 생각하는 개발자의 모습을 강대명님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한 깨달음을 얻은 인터뷰였다. by 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