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돌 Jan 07. 2020

우산

이젠 내가 우산이 되어 줄게

종일 비가 내렸다. 거리의 공기도 가라앉은 듯 무거웠다. 오빠의 컨디션이 나쁘진 않은지 체크한다. 비가 오는 날 유독 힘들어해서 나까지 덜컥 겁이 날 때가 있다. 운전 조심하고. 퉁명스러운 문자가 오가고 한동안은 연락이 없다. 무소식이 희소식이지 싶어 그냥 안심하고 하루를 보낸다. 비 오는 날을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마냥 좋아할 수 없게 됐다.


안전한 우산 속에 살았던 나도, 이제는 누군가의 우산이 되어줄 차례가 됐다. 가족이란,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었을 때 완성된다는 것을 안다. 전과 같을 수는 없지만 슬프지 않다. 내가 받은 든든함을 나도 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비 오는 날의 좋았던 감상 정도는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