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초록 Sep 04. 2023

#독일. 독일은 왜 탄산수를 사랑하는가

탄며들기, 생각보다 쉬워요


탄산음료는 잘 안 마시는 편이었다.



초등학생 때인가, 콜라가 무엇인 줄도 모르고 들이켰다가 목구멍을 따갑게 쪼던 탄산의 맛에 깜짝 놀란 뒤로 탄산음료는 입에 잘 안 댔다. 콜팝을 먹을 때도 콜라는 친구에게 주고, 피자도 콜라 대신 우유와 먹어 이상한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성인이 된 지금은 맥주는 마셔줘야 하니 탄산을 어느 정도 먹는다. 여전히 삼킬 때 긴장하지만.






독일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게스트 체크리스트를 쓰는데 주인인 Reneta가 물을 권했다. 얼음을 보곤 반가워 한 번에 들이켰더니.. 속았다. 탄산수였다.



탄산수로 수분 공급을 못할 것 같아 마트에 갔다. Carbonated water 옆에 Medium water를 집어 들고 자신만만하게 돌아왔다. 그런데 뚜껑을 여는데 이 불안한 압력은 뭐지?.. 또 속았다. 탄산수였다.


알고 보니 Medium water는 중간 세기의 탄산수를 뜻했던 것. (독일에는 여러 종류, 세기의 탄산수가 있다 ^^..)






Germans’ love for sparkling water.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독일에서는 tap water(수돗물)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탄산수를 서빙해 준다. 이때부턴 포기하고 여러 종류의 탄산수를 먹어본 것 같다.


미술관에서 파는 물도 당연히 탄산수다 ㅋㅋ


구글에 ‘Why do Germans love sparkling water so much’ 이라고까지 쳐본 적이 있는데, 보아하니 석회수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탄산 성분이 석회질을 분리할 수 있다고 하니, 보다 깨끗한 물을 섭취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에서도 탄산수가 만들어진다는 걸 알고 있었는가? 가능하지만, 당연히 한정되었기 때문에 18세기 후반 이전까지는 엘리트만 향유할 수 있었던 탄산수. 조셉 프리스틸리가 인공적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고안해 내면서 전 국민이 탄산수를 마실 수 있게 되었고, 때문에 독일인의 소울 음료가 되었다고.


미슐랭 식당에나 가서야 still water 옵션을 받았다.






6월 말이어도 덥긴 했다. 더울 때마다 강제로(?) 탄산수를 마시다 보니 어느새 목을 간지럽히는 감각에 익숙해진 나. ‘탄산수 = 시원함’이라는 공식까지 생겨버렸다. 탄며든다는 게 이렇게 위험한 거구나..


체코, 빈에 가서는 탄산수를 직접 찾아 나서기까지 했다! 그런 의미로 진짜 잘 마신 탄산수를 하나 추천해 보겠다.



체코에서 유명한 탄산수인 마토니(Mattoni). 온천수로 처음 이름을 알렸고, 지금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중 하나로 5성급 호텔과 미슐랭 식당에서 자주 페어링된다고 한다. 짜거나 요상한 맛 대신 약간 달달하고 레몬 향이 향기롭게 나는 청량감이 특징. 특히 체코는 느끼한 음식이 많아서 탄산수 필수 …


시내를 나다니다 숙소에 돌아와 들이키기 딱 좋은 무게의 음료였다.


이상 탄산수 러버의 짧은 영업 글이었습니다.

유럽, 특히 독일은 탄산수의 나라니 많이 접해보세요.






42일간의 유럽 여행을 기록합니다.

5개국 11개 도시의 여름을 다이어리에 담아왔어요.


독일, 프랑스, 체코,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

작가의 이전글 #독일. 스스로의 만행을 기록하는 용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