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사람

관계에 대하여

by 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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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사람


혼자 있으면 외로웠고

둘이 있어도 외로웠다

누가 더 외로운지 겨루는 싸움은 지독했다


지독하게 살았다

주변엔 지독한 사람들만 남았다


오래된 침묵은 나를 파먹었다

숨 쉬는 시체를 본 적 있던가

죽어도 죽지 않는 영생은 멀리 있지 않았다

역겨운 냄새로 찌든 몸

바닥은 음습하고 차가워 몸이 젖었다

눈물이 무거워서 버틸 수 없었다

문을 발로 찼다

벽을 해머로 부수고, 창문을 깨고 나왔다

잡동사니들이 덜그럭댔다

주변에선 시끄럽다고 난리였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밝은 밤이었다

주인은 역시나 땅을 하루도 낭비하지 않았다


‘안전제일’이라는 팻말이 꽂히고

허물어진 자리에 새로운 것이 들어섰다

한동안

외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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