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지 않겠지
기억나니
여기서 저기까지 가는 동안
탐욕스러운 눈으로 다른 이의 뒤꽁무니만 핥느라 말없는 너,
옆에서 난
줄줄이 늘어선
욕망에 충혈된 눈들을 잘라냈지
질서와 무질서
그 오묘한 중간선을 왔다 갔다 하면서
책임을 뒤집어쓰고
사방을 보느라 바쁜 네가 불쌍하면서도
너의 목적은 명확하고
나의 목적은 덜 명확해서
사이에 침묵의 선을 그었어
한 번이라도 멈출 순 없었을까
네모난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은 어둠이고
숲은 콘크리트 바닥인데
모르겠지
보지만 보지 않고
가지만 가지 않으니까
직진은 직진
라디오는 라디오
110킬로는 110킬로
터널은 터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는 것들 사이에서
난 멀리 있을 거야
그저 밟고 가는
주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의 롱 타임은 끝나지 않고
결코, 넌
기억나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