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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Feb 24. 2021

아차 하는 사이


아차 하는 사이


건조한 방에 습도 조절한다고

베란다에 있는 대나무 몇 개를 뽑아

내 머리맡에 놓았다

 

해바라기 벽지가 붙은

모서리에 끼어

한참을 고여있었다


누구는 양지바른 베란다에 살고

누구는 온종일 인 귀퉁이에 산다

 

그들이 선택한 건 없었다

적응하는 일만 남은

붉은 뿌리들이 얽혀서 떨어지지 않았다


해바라기 꽃잎처럼

몸통이 노랗게 물들었다

 

노래진 자리 돌아갈 수 없고

아차 하는 사이

저 마디까지 가버렸다


몇 장 없는 잎은 말라가

경계를 지우

꼭대기에 박힌 녹색 코팅제가 갈라졌다


남 얘긴 줄만 알았는데

아차 하는 사이

내 머리가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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