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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May 14. 2024

재능과 노력, 누가셀까?

 유도에서 하계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 선수권 4개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른바 그랜드슬램 달성한 김재범 선수가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유도선수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중학생 유도선수의 앳된 얼굴은 웃음을 잃은 모습이다. “저는 맨날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자꾸만 재능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게 고민입니다”  


 김재범 선수 응답이다.

 “재능이 아니고 노력을 타고나야 해. 네가 재능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나는 잘 모르겠어. 너가 한 질문은 굉장히 어려운 말이야. 내가 많은 사람한테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어. 타고 나야 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을 타고 나야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지금은 좀 늦을지 몰라도 결국 성공해.  1등은 아무나 하는 건 아니야. 내가 자부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 있어. 나는 어떤 운동이든 어떤 걸 했어도 1등 했을 거야. 왜냐하면 타고난 게 노력이기 때문이야. 선생님이 몇 번 졌을 것 같아. 엄청 많이 졌겠지. 그리고 나서 내가 만들어졌겠지. 지면 어떻고 이기면 어때. 지는 것도 연습이야. 처음에 유도 배울 때 뭐부터 배웠어?  "낙법". 그렇지 잘 넘어지는 법부터 배웠지. 잘 치고 일어나. 다시 일어나서 또 도전하면 되는 거야. 그래서 낙법이라는 게 있는 거야“ 그 소년은 이제야 활짝 웃음을 머금는다. 그 소년의 해맑은 웃음이 신비롭게 아름답다.

 

 재능과 노력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이다. JYP 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이자 가수 박진영이 아이돌 가수에게 한 강의 내용이다. “너희는 퍼포먼스 하는 가수잖아. 체조해야지. 스트레칭해야지, 운동, 춤, 노래 연습해야지. 같은 거 매일 반복하니 지겨워 안 지겨워? 지겹지! 그 지겨움을 이겨내 해. 이걸 안 하고도 성공하는 사람이 있냐? 어! 있어, 잘 된 사람 많아. 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어. 맨날 술 먹고, 클럽 가고, 담배 피우고 이렇게 하는데도 노래는 되게 잘해. 너무 잘해. 그런데 문제가 뭔지 알아? 오래 못 가. 짧게 보면, 이거 하고 안 하고 가 크게 차이가 안 나. 길게 보면 차이가 나. 그래서 실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 자세와 마음이 중요한 거야” 


  삶의 교훈은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쉽사리 받아들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두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에 진한 울림이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직접 겪었던 경험을 통해서 올라온 깨달음의 목소리인 까닭이다.

 

재능과 노력은 자석의 양극단처럼 다르게 보인다. 그러나 이 둘은 근원적으로 같다. 물질 양극의 속성은 상반된 동작으로 상호 모순된다. 이 모순이 변화의 원동력이다. 그러니까 갈등과 대립으로  변화를 일으킨다.


 재능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지만, 노력의 크기는 잴 수 있다. 재능과 노력은 평면 위에 놓인 상극이 아니라 동그란 상생 관계이다. 노력이 커지면 재능도 덩달아 커지고, 노력이 적으면 재능도 줄어든다. 재능과 노력은 한 묶음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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