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롤로그만 쓰는 여자’였다.
시작은 나에게 익숙했지만 늘 끝을 맺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첫 에필로그를 쓸 시간이다.
여전히 내 안에는 풀어내야 할
수많은 프롤로그가 남아 있지만,
나는 더 이상 출발선에서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가다 보면 길이 보인다'는 이 주제로,
나의 글쓰기 여정을 통해 느낀
변화와 성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처음 프롤로그를 쓸 때 내 안은 복잡함으로 가득했다. 머릿속에는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쌓여 있었고,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넘쳐났다. 그러나 생각을 글로 옮기는 속도는 느렸고, 그로 인해 답답함은 날마다 커져만 갔다. 예를 들어, 한 가지 아이디어를 써 내려가는 동안 새로운 주제가 머릿속을 가득 메우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때 나는 스스로에게 작은 다짐을 했다. '프롤로그만이라도 써보자.'이 간단한 목표는 나에게 첫걸음을 허락해 주었다.
프롤로그만을 연재하기로 한 결정은 예상 밖으로 나를 자유롭게 했다. 머릿속에 넘쳐나는 생각들을 프롤로그라는 하나의 덩어리 형태로 끄집어내면서, 나의 머릿속 혼란은 서서히 정리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글감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빈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프롤로그는 내 안의 복잡함을 덜어내는 실마리가 되었고, 나는 그와 동시에 서서히 조급함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나는 나만의 속도에 맞춰 글을 쓰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더 이상 조급함이 나를 재촉하지 않았다. 한 편의 프롤로그가 완성될 때마다, 비워지는 공간을 새로운 여유와 집중이 채워졌다. 예전에는 한 번에 많은 것을 이루고 싶어 했던 내가, 이제는 하나의 글에 천천히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롤로그를 쓰는 것은 나에게 단순한 작업이 아닌, 머릿속을 빠르게 정리하고 내면의 여유를 되찾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프롤로그를 쓸 무렵, 나는 새로운 변화를 느꼈다. 이제는 단순한 시작에 머물지 않고, 프롤로그와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함께 풀어내고 싶어졌다. 하나의 이야기에서 연결되는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는 흐름이 내 안에서 자라났다. 나는 단지 시작이 아니라 완결된 이야기로 나아가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나의 여정은 '프롤로그만이라도 써보자'는 작은 목표에서 시작되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나의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내딛는 과정이었다. 그 걸음들은 나를 점점 더 넓은 길로 이끌었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면서 길은 스스로 열리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다.
이제 나는 프롤로그만이 아닌 에필로그까지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앞으로도 수많은 시작이 있겠지만, 나는 그 끝까지 나아갈 것이다. 길은 걷는 자에게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 길 위에서 나는 나의 글쓰기를 통해 더 넓고 깊은 글쓰기의 세계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
인생은 명확한 지도와 같지 않다.
그러나 걸어가면 길이 보인다.
앞이 보이지 않아 두렵고 불안할지라도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딱! 그만큼만
용기 내어 한 발짝 내디딜 때,
길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나아가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길.
나는 앞으로도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걸음을 멈추지 않는 한,
길은 계속해서 나를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