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0-9. 나에 대한 '예의'

"내가 행복하지 않은 건,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얼마 전 언니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 말은 깊숙이 가라앉은 물결처럼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순간 타인에게 예의를 갖춘다. 정중한 말투, 조심스러운 행동, 상대방을 배려하는 작은 몸짓까지. 타인을 위해 갖추는 예의범절에 익숙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얼마나 예의를 갖추고 살아가는지 문득 돌아보게 된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 채로 웃어 보이고, 속에서부터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마음을 억누르며 체면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나를 위한 예의일까? 스스로를 소홀히 한 채, 타인에게만 잘하려 애쓰는 것은 나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일이다.

내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의 욕구와 감정을 무시하고, 

스스로를 억누르는 삶 속에서 

진정한 행복은 찾아오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순간에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지 

제대로 마주하지 않으면 

내 삶은 점점 무거워질 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잘하려고 애쓰기에 앞서, 

나 자신을 먼저 이해하고 다독이는 일이 필요하다.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아무리 친절을 베풀어도 

그 속은 공허할 뿐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나를 존중하고, 나를 사랑하며, 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야말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빛을 발한다. 내가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할 줄 알 때, 타인에게도 같은 존중을 자연스레 베풀게 된다. 나를 소홀히 한 채 타인의 행복만을 챙기려는 삶은 결국 지친 나를 만들고, 남은 나에게 더 무거운 짐을 안기게 된다.

나 자신을 위한 예의를 갖추기 시작할 때, 진정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내 감정을 억지로 숨기지 않고, 내 기쁨을 외면하지 않으며, 나의 행복을 위해 선택할 때, 나는 진정한 나로서 타인에게 다가갈 수 있다. 나를 존중하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줄 알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랑을 나눌 줄 안다. 나의 행복은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길 때 비로소 시작된다.

행복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때, 

그 행복은 자연스레 타인에게도 전해진다. 

내 안의 평화와 기쁨을 먼저 찾아야 한다. 

나 자신에게 예의를 갖추고 나를 존중하는 삶이야말로 

나와 타인에게도 진정한 관계를 선물할 수 있는 시작이다. 

내가 나를 위해 웃을 수 있을 때, 

그 웃음은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세상에 퍼져나간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나를 위해 가져야 할 가장 큰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