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좌절사이

by 캐모마일티

나는 냄비 같은 사람이다.

좋아서 열정을 쏟다가도 금방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취미이던 사람이던.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미대입시를 시작했지만 열심히 하지 않았고 결국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

입시라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에 재수는 생각도 안 했다. 그 뒤로 그림과도 멀어졌다.


입시도, 취직도 모든 걸 열심히 하지 못했다.

누군가는 재수, 삼수 끝에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

자소서니 면접이니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말이다.


다들 어떻게 저리 열정적으로 사는 걸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이 참 부러웠다.

그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나는 그저 본능적으로 좋으면 열심히 하고 아니면 안했다.

그나마 내게 맡겨진 일을 성실히 해낼 뿐.


열정이 없는 나는 뭔가 이룰 수 없는 것일까?

항상 좌절감을 느꼈다.


어느 날 그림 수익화 무료강의를 듣던 중,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하는데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을까요?"

당시 강의를 실시간으로 듣는 사람만 해도 수백 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질문에 강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꾸준히 하는 사람은 진짜 없어요."

100명이 같이 시작해도 시간이 흐른 뒤 남는 사람은 10% 될까 말 까라는 얘기였다.


꾸준함


레드오션인 시장이라 할지라도 꾸준히 하는 사람을 이기는 사람은 없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콘텐츠 시장도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뛰어나고 특별하지 않더라도 인내하며 꾸준히 해온 사람들이 살아남는 걸 눈으로 봐왔다.

그만큼 꾸준함이란 단순한 듯 어려운 것이다.


강사의 말을 듣고 조금은 희망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딱 하나 꾸준히 하는 게 있었으니까.

바로 일기 쓰기. 아마 10년은 됐을 거다. 나에게도 꾸준함이라는 DNA가 있긴 한 거다.


열정은 부족하더라도, 꾸준함만 있어도 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흥미를 잃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관둬버리는 나에겐 어려운 문제다.

금방 포기하지 않으려면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했다.


1. 공수가 많이 들지 않을 것

2.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

3. 고민을 많이 할 필요 없을 것


이전에 인스타툰을 잠깐 해본 적이 있다. 그건 위 조건들을 모두 반하는 작업이었다.

공수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소재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고. 그래서 몇 달 하다가 금방 접었다.


일기는 몇 줄 짧게 쓰는 것부터 시작했었다.

글씨가 못생겨도 신경 안 쓰고 생각의 흐름대로 쓰니 공수도 안 들고 고민을 많이 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오래 할 수 있었다.


내가 첫걸음으로 도전할 일은 '일기와 같은 것'이어야 했다. 과연 그런 게 있을까?


to be continued...

이전 04화나를 위한, 당신을 위한 길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