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비호감 대선후보, 최악의 악마를 피하는 선택의 선거라고 20대 대선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난 이번 선거가 신화의 세계를 벗어나서 도덕의 정치를 벗어나서 비로소 인간의 현실정치를 발견하는 다행스런 반가움이 있다.
1~3대 대통령 이승만,4대 윤보선, 장면총리(의원내각제 정부라서) 5~9대 대통령 박정희 14대 김영삼,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까지는 올림푸스 신전에서 전해 온 신탁에 휩싸여 선택받은 대통령들이라고 기억된다. (나의 기억이다.)
4대 윤보선 대통령은 내가 태어나기 직전이고 짧은 재임기간이라 그의 이력에 대한 나의 기억은 희박하다. 다만 나는 그를 6~70년대 야당정치인 혹은 재야인사로 기억할 뿐이다.
10대 최규하는 너무 짦은 임시 대통령이었고 엘리트관료였다.
11~12대 전두환 역시 박정희 후광을 등에 업은 엘리트군인이었으며, 13대 노태우는 전두환과 함께 한 엘리트군인 출신 기대주 정치인(6.29선언을 주도한)이었다.
엘리트관료, 엘리트군인 역시 나름 신화이다. 대한민국사회는 학벌 서울대 간판만 달아도 쓰잘 데 없는 칭찬과 경외심을 덮어씌우는 나라 아니던가? 거기에 몇 개를 더 덮어씌었을 것이니 그 무슨 엘리트~라 해도 신화는 신화일 것이다. 다만 허술한 신화의 옷을 벗기고 파헤치는 검증의 정치가 희박했을 뿐이니.
이승만이든, 박정희든, 전두환이든, 김영삼이든 그 누구든 검증의 칼날이 무디었을 뿐 그들에게 왜 치부가 혐오스런 부위가 없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20대의 대통령 후보 이재명과 윤석열은 선거과정에서 그들의 장점보다 단점이 세간의 상식으로 굳혀졌다. 한 후보는 10년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한 후보는 검찰로서 중앙정치무대에 갓진출했다는 공통점으로 그 무슨 신화, 엘리트적 권위를 형성해내지 못한 점때문이기도 하겠다. 평생을 정치무대에서 관록을 쌓은 정치인들의 입장에선 그들 나름대로 참 민망하고 뭘 반성해야 할지 억울하고 분하기도 할 것이다.
어떻든 이렇듯 특별한 대선후보 조명(검증)은 후보 자신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동안 한국정치가 성취한 도덕적 엄격성이 한국정치의 네거티브적 자원으로 휘발되고 있다는점이 배경일 것이다.
정치의 신화화, 리더의 신격화는 그야말로 통치의 합리적 동력일 수도 있고, 우민정치 실현의 동력일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과 윤석열을 선택하는 국민의 투표는 혐오스런 자신의 내면의 한 장면을 선택하는 것이어서 비극적이고 또한 희극적인 엄숙한 의식의 집전이다.
후보의 혐오스런 내면들은 사실 한국현대사에 짓눌린 60년대 출생 한국인의 자아상이지않을까? 그래서 그것을 혐오라고 짐짓 점잖게시리 언급하는 감정적 제스처를 마무리짓고 좀 더 이성적으로 이를 인정하고 성찰하고 바라보는 정치적 언어가 우리에게 숙성될 것을 기대하는 20대 대선이다.
저널리즘에 소환되고 휘발되는 20대 대선 스케치가 아닌 차분하고 엄중한 정치학의 언어가 못내 그립다. 20대 대선의 한국정치와 리더십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성찰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