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는 건, 꽃이 핀다는 건 ....

by 김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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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엄마의 기일엔 항상 전국적으로 벚꽃이 만발 한다


잔인하게도 엄마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눈부신 봄날, 나를 떠나갔다



엄마의 죽음은 예상했던 일이었고,


엄마 역시 자신의 죽음이 다가왔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한 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저 창밖으로 피어난 푸르른 나뭇잎들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스물아홉, 늦은 나이까지 취업하지 못하고


제대로 사람구실 못하고 있다고 느끼던 그 무렵


엄마는 병실에 누워 메마른 손으로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지수야, 지금의 너는 앙상한 가지야


저기 창밖을 보렴, 겨울 내내 아무것도 피워내지 못했던 나무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저렇게 푸르름을 뽐내고 있잖아


지금은 믿을 수 없겠지만 너의 가지에도 곧 파란 새싹들이 피어날거야


새싹은 모여 곧 풍성한 나무가 될 거고,


그땐 너의 그늘아래서 앙상한 가지같은 이들이 쉬어가게 될거야“



봄이 오고, 세상이 푸르름으로 물드는 이맘때면


엄마는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내 곁에 찾아온다


봄이 온다는 건, 꽃이 핀다는 건


나에겐 엄마가 온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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