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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찬집 May 09. 2019

버릴줄 아는 용기

버릴 줄 아는 용기

외국의 한 TV방송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다. 남부 인도에서 코코넷을 이용해서 원숭이를 산 채로 잡는 내용의 다큐멘터리였다. 코코넷 껍데기에 원숭이 손이 들어갈만한 구명을 뚫어서 속을 모두 긁어 낸 다음, 그 속에 쌀을 조금 집어넣고 끈을 연결해 말뚝에 단단히 매둔다. 

이 코코넷을 발견한 원숭이는 냉큼 다가와 구멍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쌀을 한 움큼 집는다. 그때 숨어 있던 사람이 다가면 원숭이는 손을 빼고 달아나려고 기를 쓴다. 하지만 쌀을 잔뜩 쥔 손을 빼내지 못해서 결국은 사람에게 잡히고 만다. 쌀을 포기하지 못한 대가가 이렇게 치명적인 것이다.

우리 인간들도 이 원숭이처럼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버려야 할 것을 제때 버리지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들이 장래성이 없는 사업들을 끌어  안고 있다가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있다. 또 본업에 맞지 않은 여러기능을 모두 가지려고 애쓰는 나머지 역할도 없는 인력을 무리하게 채용해 회사와 직원모두가 곤경에 빠지기도 한다. 

그저 그런 모든 사업과 기ㅈ능을 한꺼번에 껴안고 운영하기에는 지금 우리가 처한 환경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우리 경쟁자들의 실력이 너무 강하다. 자기 실력과 성격에 맞는 사업과 기능만가지고 경쟁하기도 벅찬 현실이다.

필름의 대명사인 코닥은 80년대 말에 큰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이 때 코닥은 그동안 확장해온 제약사업, 소비재 사업, 의료기기 사업 등을 모두 그만두는 결단을 내렸다. 그 대신 안정적인 수익원인 필름시장을 확대하고, 미래 주력사업으로 정한 디지털 이미지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코닥은 오늘날 미국이 자랑하는 초일류기업의 대열에 우뚝 서게 됐다. 

물론 벌려놓은 모든 사업에 최강자만 될 수 있다면 그 이상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앞으로 전개 됭 전 방위(全方位) 경쟁시대에는 어림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하다. 자신의 강약점을 냉정하게 파악해서 약점은 버리고 강점에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잘 버리고 잘 집중하는 것, 이것이 미래가 요구하는 지혜이고 경영의 요체라고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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