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시작했을 무렵 만나는 사람마다 살 빠졌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꼭 살을 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저 수영을 잘하고 싶어서 수영과 근력 운동을 꾸준히 했을 뿐인데몸 라인이바뀌었다.
특히선천적으로 정해진 것이라 생각했던팔다리에서 가장 큰 변화를 얻었다.다이어트를 할 때 얼굴과 뱃살은빠져도 팔다리는 요지부동이었다. 몇 차례 다이어트를 거치면팔다리가 더욱 도드라지기도했다.
평생오동통한사지로 살거라생각했던내게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다이어트에대한 집착을 버리고재미로 운동하니팔다리가얇아진 것이다.
살 빼기위해서가 아니라, 수영을 잘하기위해 매일푸시업과 스쿼트를 했다.3개월이 지나자 이두근, 삼각근, 대퇴근뿐 아니라 미세 근육까지도 발달했다. 나시를 입으면 어깨와 팔에는 힘줄이 섰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건강한 탄력이돌았다.거울을 볼 때마다 나의근육질 몸이멋있어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주변 사람들은매일 운동하는 나를걱정했다.
"여자는 수영 너무 많이 하면 안 돼. 어깨 넓어져" "여자는 스쿼트 너무 많이 하면 안 돼. 허벅지 두꺼워져"
"여자가 뭐하려고 그렇게 근육을 키워대"
..... 왜일까? 여자는 어깨가 넓으면 안 되나? 여자는 허벅지가 두꺼우면 안 되나? 여자는 근육이 많으면 안 되나?
난 건강하게 벌어진 어깨가좋은데?
근육으로 다져진 몸이 자랑스러운데? 스쿼트 1000개 하는 심으뜸과 100kg스쿼트 하는 김연아가멋있는데?
회사에서도 일상에서도 여자라서 안 되는 게 너무 많았는데,건강을 위해 하는 '나의' 운동마저 여리여리한 이미지의 여자가 아니게 될까 봐 먼저 걱정해주는 사람들의 지극한 배려심이 역겨웠다.본인이 원하는 것을 내게 주입하려는 태도가 참 싫었다.
슈퍼 근육인간이 될테야!
운동을 하니 활기 넘치고 건강한데 이 좋은 걸 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인지. '여자'의 몸을 규정짓고 제한할 필요가 있을까. 운동을 하기 전이라면 그런 말에 휩쓸렸겠지만 이미 운동의 맛을 알아버린 내게 그런 허접 논리가 통할 리가.
'내' 삶에선 걸그룹, 여배우 같은 몸이 아니라,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몸이 정답이다.식탐 많은 나는 먹고 싶은 것은 맘껏 먹고, 신나게 운동해야스트레스 없이 건강해진다. 그러기에남들이 뭐라든 간에 운동하는 삶을 산다.세상이 내게 요구하는 무게 대신 아령의 무게를 느끼며 탄탄한 근육과 마음을 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