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차적응보다 어려운 것

by 찬비
444569_3037237_1760522242357952593.png 허니문 버프로 받은 37층 방의 전경

시차적응을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이 글을 쓰는 오늘은 9월 25일로, 한국을 떠난 지 5일째인데 여전히 새벽 5시에 잠에서 깼다. 이전에는 미국에 살러 왔기에 여행으로 온 건 처음이라, 시차적응이라는 키워드가 낯설다.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2014년 이후 11년만의 미국이다.


왜 미국에 오고 싶었냐고 묻는다면, 현재의 미국이 궁금했다. 어렸을 때 1년 살았던 경험은 내가 이전보다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변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었고, 그 뒤에 교환학생으로 왔던 9개월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교류하며 생각의 스케일을 키워주었다. 그리고 최근의 나는 미국을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로 인식하며, 테크쪽 뉴스를 팔로업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지켜보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어떻게 변했을까?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미국과 나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재 배우자가 된, 오랜 연인인 J에게 미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J는 혼인 서약과 청첩장 등에서 반복적으로 나를 ‘자신의 세계를 넓혀준 사람’으로 소개했다. 평범한 공대생이었다가 제조업에 종사하게 된 그에게 내가 보고 있는 세계를 보여주는 것은 지난 6년간 큰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내가 현재의 내가 되는 데에 큰 영향을 준 나라를 소개하고 그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


(...)


14시간의 비행 후 애틀란타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즈음이었다. J가 구매한 e심을 연결하고, 입국수속을 받고, 짐을 찾아서 수월하게 공항을 나왔다. J는 입국수속 과정에서 영어로 잘 답하지 못할까봐 긴장했고, 나는 ESTA를 아무도 확인하지 않아서 긴장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상상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모두 일어나지 않았다.


애틀란타는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수단이 꽤 잘 되어 있어서 그냥 지하철을 타고도 들어갈 수 있었다. 일단, 국제선 터미널에서 국내선 터미널로 가는 셔틀버스를 탔고, 애틀란타 대중교통 시스템인 Breeze로 티켓을 구매한 뒤 열차에 탑승했다. 숙소는 다운타운 한가운데에 위치해있어서 역에서 내려 조금 걷기만 하면 되었다.


처음 열차를 탔을 땐 다들 캐리어를 끄는 여행객이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 다른 류의 사람들이 탑승했다. 음악을 휴대폰으로 크게 틀어 춤추는 사람, 누가 봐도 약에 취해 멍한 채로 있는 사람, 우르르 몰려 타 큰 소리로 서로와 대화하는 사람. 이미 비행으로 지쳐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칸에 그런 사람들이 타니 분위기가 달라진다. 누군가 튼 힙합 음악은 그냥 원래부터 이 칸에 흘렀던 배경음악이 된다. 앉아있던 승객 한 명은 같이 리듬을 탄다. 우르르 탄 사람들은 그 다음 역에서 또 우르르 내린다. 미국이 처음인 J는 잔뜩 놀라 이야기한다.


“여기엔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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