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편안한 것이 당연한가?에 관하여
“사실 결혼식 전날까지도 미국 가는 거 무섭다고 이야기했었어.”
“그랬어? 와서 여행해보니까 어때?”
“괜히 무서워했던 것 같아.”
J는 미국 여행이 처음이다. 나는 작년부터 혼자라도 미국에 가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J가 미국 여행에는 부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왜 미국에 가기 싫은지 물었을 땐 물가가 비싸기도 하고, 같은 돈으로 다른 데를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었다. 아마 그때에도 두려웠던 거겠지. 가본 적 없는 나라인 것도 있지만, 총기 소지가 합법인 국가라서 총격 사고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는 것도, 지금 대통령이 트럼프라는 것도 충분히 겁이 날만하다.
그럼에도 신혼여행을 미국으로 가게 된 이유는 J도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는 돌연 마음을 바꾸어 미국에 가겠다고 했다(나중에 물어보니, 신행이라면 그정도 돈을 써도 괜찮겠다 싶었다고 한다). 화상 영어회화 수업을 들을 때에도, 신행에 대해 묻는 친구들에게도 그는 콕 집어 뉴욕에 간다고 이야기해왔다. 나는 J와 함께 미국에 갈 수 있단 것이 기뻐 미처 그의 두려운 마음은 살피지 못했다. 가기 직전까지도 무서워했다는 건 이미 여행을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미 뉴올리언스까지 미국에 일주일 넘게 있었던지라 J의 두려움은 사라져있었지만 그래도 맨해튼으로 J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었다. 애초에 뉴욕을 신혼여행 세 번째 도시로 선정한 게 J를 위해서였기 때문에, 뉴욕에서는 J에게 100% 맞추어 루틴을 짰다. 이전에 한 번 와본 적 있는 도시이니 J를 감동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렇게 호텔에 체크인하고 가장 먼저 간 곳은 타임스퀘어였다. 전광판이 360도 뒤덮여있는 그 곳은 가본 사람들은 다 아는, 뉴욕 제일의 뷰 포인트이니까. 아니나 다를까, J는 도착하자마자 큰 충격을 받았다. 잠깐 구경해도 되냐고 묻더니 10분을 가만히 서있었다.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 같다며,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다가, 다른 방향으로도 쳐다보다가, 또 사진을 찍었다. 놀란 그를 보고 나는 의기양양해졌다. 자본주의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 이후에 데려간 곳들에서도 J는 계속 감탄했는데, 리액션이 크고 극적인 스타일이라 표정만 봐도 뿌듯함이 차올랐다. 너무 기뻤던 나머지 신나있는 J의 사진을 모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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