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보스턴: 잠깐 셋이 하는 여행

둘이 아닌 셋이 주는 힘

by 찬비

선생님만 도움을 받은 건 아니었다.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사람이 한 명만 더 늘었을 뿐인데, 나와 J의 대화가 달라졌다. 둘이서 2주간 여행하니 여행 후반에는 새로운 화제가 떠오르지 않아 실없는 이야기만 하거나, 눈 앞의 음식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함께하니, 우리가 어떻게 여행했는지를 이야기하며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들도 더 이야기하게 되었다.


“뮤지컬 ⟨위키드⟩는 진짜 좋았는데, 옆 사람들이 너무 시끄러웠어요. 그래도 너무 힘들어하니 J가 자리를 바꿔주더라고요.”

“그래도 찬비가 여행 스케줄을 다 짜줘서 저는 편하게 다녔죠.”


여행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속으로 하던 걱정을 이야기하고, 서로가 있어 좋았던 순간을 나누었다. ‘아, J는 그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 J, 나는 사실 이때 이랬어.’ 대화하다 보니 느껴졌다. 마음으론 아는데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았던 게 생각보다 많다는 것도 느꼈다. 분명 어제까진 서운했는데, 그 마음을 걷어내니 J가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하고 배려하고 맞추려 했던 것들이 보였다. 둘이 아닌 셋이 되니 거리를 두고 우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선생님의 호들갑도 한 몫 했다. 선생님은 ‘부부’로서의 여행은 어떠냐며 묻고, 전용 사진기사인 양 둘이 함께 있는 사진을 계속해서 찍어주었다. 둘이 다니면 그냥 또 하나의 해외여행인데, 밖에서 분위기를 잡아주면 또 다른 느낌이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맞지! 우리가 결혼을 했지!’ 새삼 자각했다.


“우리 여기 오길 진짜 잘했다. 그치?”


J도 조용히 끄덕였다. 우리는 다시 둘이 되었지만, 보스턴에 처음 도착했을 때와는 달리 끈끈한 둘이 되었다. 선생님 이야기도 하고, 보스턴 이야기도 하고, 여행을 마무리하는 이야기도 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위하며 여행의 끝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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