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링을 기획하고, 쓰면서 생각한 것들

에필로그-2

by 찬비

25년 9월 20일에 결혼식을 하기로 결정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휴가였어요. 결혼 휴가와 근속 휴가, 그리고 추석 연휴까지 합치면 총 5주를 쉴 수 있는 일정이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연휴 전 2주는 미국에 J와 함께, 연휴 후 2주는 도쿄에 혼자서 머물게 됐어요. 5주나 시간을 낸 만큼, 저는 꼭 이번에 회사가 없는 삶을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회사가 없을 때 나는 어떻게 지낼까? 전업으로 글을 쓰게 된다면, 하루종일 글을 쓴다면 그것도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렇게 저는 이 시리즈를 기획해 구독자를 모집했고, 레터로 보낸 글의 대부분은 도쿄에서 썼어요. 대체로 혼자 머무는 에어비앤비의 테이블에 앉아서.


5주만에 돌아간 회사에서는 ‘신혼여행이 즐거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들 큰 의미 없이, 안부차 물은 질문인데 들을 때마다 바로 답을 잘 못했어요. 일단 이미 신혼여행을 다녀온지 3주가 지난 시점이었는데다가 마냥 재미있었다고 하기엔, 여행 내내 한 생각이 많았거든요. 그게 이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가장 큰 계기이기도 했어요. 신혼여행은 모두에게 즐겁기만 할까? 즐거워야 하는 여행에서 난 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오히려 신혼여행이 아니었다면 더 가볍게 즐기며 여행할 수 있었을지도요.


그렇지만 아무리 제 기획이어도 솔직히 이 프로젝트가 최선의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어요. 한 번도 1) 정보성 성격이 아닌 2) 여행기를 3) 7편의 시리즈로 완성해본 적이 없는 저이기에 누군가 ‘뭘 보고 구독하니?’ 하면 할 말이 없었죠. 그렇다고 절 모르더라도 궁금할만큼 뾰족한 기획을 한다면 완성을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어요. 그래서 그냥 쓰고 싶은 글을 쓰기로 하고,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를 구독해준다면 그건 그냥 절 응원해주시는 것이겠구나, 평생 감사해야겠다, 고 생각하며 구독자 모집 글을 올렸어요.


아마 구독해주겠지? 생각했던 분도 있었고, 이 분이 구독을 한다고? 싶었던 분도 있었는데, 모든 분들께 구독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한 분 한 분이 구독해주신 것을 볼 때마다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그리고 다행히, 한 번도 마감에 늦지 않고! 7편의 글을 성공적으로 발행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n편 완성하기’를 투두리스트에 적어놓았는데도 완성하지 못한 날에는 “죄송합니다. 더 이상 못 쓰겠습니다. 전액 환불해드리겠습니다.” 메일을 쓰는 저를 얼마나 많이 상상했는지.


그럼 저의 실험도 성공이냐고요? 사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새로 배우고 느낀 게 너무 많은데, 가장 큰 것은 ...



뒷부분부터는 메일링 구독해주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전 09화J와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