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삶이라면
6월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제주로 떠나온 것은 꽤나 충동적이었다.
굉장히 딱딱하고 무미건조했던 나날을 보내며, 이를 극복해내고자 무작정 제주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
누나와 함께한 시간 덕분에 더 알차고 보람된 여행을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5박 6일 동안 제주를 여행하며 이전에 미처 알지 못 했던 '제주'에 대해 좀 자세히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귀로만 들었던 제주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들을 직접 여행하며 깰 수 있게 되어 감사했다.
생각보다 훨씬 고요했고, 적막이 흐르는 섬. 제주.
인적이 드문 버스정류장 앞에서 네이버 지도만 믿고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던 나에게 제대로 된 버스정류장을 알려주신 택시 아저씨,
방향이 같다며 선뜻 동행해준 오조리 마을 아주머니,
혼자 왔음에도 불구하고 무한 친절을 베풀어 주신 종달리 마을 길분식 사장님 등.
친절함이 각별해진 시대라 그런지 더욱 기억에 남는 고마운 분들, 제주 사람들.
왠지 모르게 '오조리, 종달리' 이 두 동네는 다시 꼭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이 되니 다시금 여행의 시작을 떠올려보게 된다.
걱정 없이 떠나온 여행. 그래서 쉼표가 가득했던 여행.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변화시키고자 했다면 이 쉼표들이 마침표로 변해 수없이 신경 쓰였겠지만, 여정들이 온전한 쉼표로 이어져온 걸 보니 꽤나 평안한 여정이 된 듯싶다.
혼자에서 둘로,
둘에서 다시 혼자가 되어 이곳을 떠나 제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이 소중한 추억들이 부디 내 삶에 든든한 자양분으로 남아주길 바라며,
160607
월정리 해변이 보이는 모래비 CAFE 2층 다락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