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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bin Park Apr 30. 2016

엄마, 아빠도 우울해요?

항상 행복할 줄 알았던 부모님에게

[신율의 출발 새아침 2016-04-29]

◇ 신율: 지금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어떻게 됩니까? 


◆ 정찬승: 남녀 모두 50대에서 가장 우울증이 많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50대 여성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 신율: 왜 그런 거죠?

◆ 정찬승: 여성이 50대가 되면 갱년기가 시작되고, 또 그런 호르몬의 변화가 옵니다. 그래서 남성분들은 경험하지 못했던 신체적인 변화, 마음의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요. 그때가 되면 아이들이 유학도 가고,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하면서 독립하게 됩니다. 그래서 쓸쓸하게 집안에 혼자 남아서 집을 지켜야 하는 빈둥지 증후군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부부 관계도 예전 같지 않고, 또 일찍 퇴사한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허무감과 허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 신율: 퇴사한 남편분도 사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 아닌가요? 

◆ 정찬승: 그렇죠. 그런데 자기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우울해도 내가 우울하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 신율: 아, 남자는 그게 우울하다는 걸 인지 못해요? 

◆ 정찬승: 그렇죠. 남자들이 감정에 둔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우울해, 하고 주변에 이야기하기보다는 화를 많이 내게 되고, 짜증을 많이 내게 되고, 무기력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 신율: 아, 남자가 그게 둔하군요. 그런데 우리가 우울하다고만 해서 우울증은 아니잖아요? 

◆ 정찬승: 네, 그렇습니다. 우울한 감정이라는 것은 병적인 감정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누구나 다 경험을 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그런데 병적인 우울증, 혹은 치료나 상담을 받아봐야 할 정도의 우울증이라면, 이러한 우울감이 오래 지속되고, 무기력해지고, 사는 것이 재미가 전혀 없어지고, 불면증이나 수면장애가 오고, 또 입맛이 급격히 없어진다든지, 50대 쯤 되면 우울증의 증상으로 집중력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기억력이 깜빡깜빡한다, 내가 치매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되거든요. 이런 기억력 저하라든가, 혹은 심각한 경우에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증상으로 일상생활에서 해오던 역할을 잘 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가족 갈등이 생기고, 많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사전에 우울증에 대해서 상담이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젊은 사람들이 우울증이 더 많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50대 남,녀가 더 심하게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최근 들어 취업에 대한 고민과 여러 문제들이 겹쳐 부모님과 특히 아빠랑 대화하는 게 어려워졌다. 

내가 피했다고 보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마주할수록 마음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근데 어쩌면 나보다 부모님이 느끼는 아픔과 외로움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집에 내려와 많은 얘기도 못 나눠서 밥을 먹으며 아빠랑 대화를 시도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화두를 던지며 아빠와 단둘이 밥을 먹었다. 감기 때문에 몸이 안 좋으신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너무 좋으니 밥 먹고 등산 가자는 아빠의 권유에 서둘러 준비했다.


등산을 하면 아빠랑 대화의 벽이 허물어진다. 무엇보다 함께 자연을 느끼며 기분 좋은 햇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따라 아빠의 손이 무겁다.







아빠의 뒷모습





천천히 하나씩 질문을 던져본다.

"아빠는 젊었을 때 기억이 자주 나요?"








후회와 아쉬움은 세월이 지나면 더 짙게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 언제 챙기셨는지 가방에는 과일이 가득했다.

누구보다 과일을 잘 깎는 섬세한 아빠의 손.







그리고 사과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드린다.







나무



아빠



뿌리





아빠는 숲과 나무를 닮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빠랑 산에 오르며 대화를 나눠서 참 행복했다.

무엇보다 아빠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관심과 이해는 곧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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