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덜란드 청년 윌리엄
Cereal Magazine
여행과 음식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항유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 영국의 로사 박, 리치 스테이플런이 만든 Cereal Magazine이 Vol.8부터 한국어판으로 등장했다.
자연과 함께 숨쉬는 도시 Singapore, Vancouver 이야기를 통해 지난 여름 내가 깨닫고 느낀 감정들이 교차됐다.
지멘스(SIMENS)가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최근에 실시한 녹색도시지수(Green City Index)평가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지속가능성 판단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나라다. 중국, 한국 그리고 일본같이 오염도가 높고 자원 소비가 심한 나라들은 싱가포르가 더 나은 '녹색 자격'을 얻고자 아낌없이 노력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엄격하고 인습에 얽매인 금융 도시를 상상했다. 그러나 내가 발견한 싱가포르는 설계를 위해서 정책 입안자들과 협력한다. 예컨대 파크 로열 호텔은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하늘정원 조성, 빗물감지센터 설치, 자연채광 사용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파크 로열 호텔 정원은 냉각 기능을 발휘할 뿐 아니라 빗물 집수시설과 태양전지판까지 갖추고 있다. 나는 자연광이 쏟아져 들어오는 탁 트인 로비를 걸으면서 목제 패널과 이끼로 장식된 벽을 바라보았다.
[Cereal vol.6]
지난여름, 자전거 여행을 하며 혼자 자전거를 타며 왕자 같으나 한량인 네덜란드에 사는 윌리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나는 머리를 세게 한방 맞았었다. 그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조금 떨어진 아른험(Arnhem)에서 ROOF GARDEN ARNHEM이라는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프로젝트는 점차 심각해지는 기온 변화, 무엇보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생태계 회복이 필요한 오늘날 도시에 자연이 들어설 곳을 마련해주자는 비전으로 옥상을 푸르게 Gardening을 하는 것이었다.
도시에 자연을 입히고 사람들을 그곳에 모이게 하여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그리고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 즉 내가 항상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오고 그려왔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 내고 있던 윌리엄의 말이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윌리엄, 너는 왜 그 일을 하고 있는 거야?"에 그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대답을 우리에게 했다.
"Because, this is my heart saying"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대학에서 Innovation & Sustainability를 전공한 그는 어떻게 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나아가 이 세상이 단기적으로 끊기는 게 아닌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며 살아갈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ROOF GARDEN ARNHEM에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 중 하나는 'Localization'이었다. 직접 Council과 Commuity를 연결하며 지역에서 길러내는 화초 및 사업가들을 부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 아티스트들에게 장을 마련하며 지역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그 안에서 자연이 숨 쉬는 일들을 하고 있던 그를 통해
내 가슴도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