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분간의 아침 운동을 하고 변화된 일상
작년 연말, 하루 온전히 한 해의 회고를 했다. (2021 연말 정산 회고)
한 해를 돌아보려니 하루로는 사실 매우 부족했다. 다행히 기록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기억의 편집이 크게 왜곡되지는 않았다. 그때 느낀 점은 하루, 한 주는 어렵더라도 한 달의 회고는 꼭 해볼 것. 글도 글이지만, 내 생각을 가지고 10개의 하이라이트를 꼭 뽑아내 볼 것. 아무래도 연말에 이 하이라이트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잘해왔든, 후회되든 어쨌든 내 성장 기록이니 차곡차곡 모아보려고 한다.
1. 작심 한 달을 채웠다. F45 운동 최고.
F45 한남점에서 일주일 무료 체험을 신청하고 4일간 참여, 이후 3개월 멤버십에 등록했다. 작년 말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진 뒤로 운동을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혼자 헬스 하기에는 도저히 자신 없어, 재작년부터 두 전 직장 동료 통해 알게 된 F45 트레이닝.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한남점에 노크했다.
1) 앱을 통해 가입, 클래스 신청을 한다. 매우 간편하다.
2) 매 클래스마다 참가자들이 바뀐다. 그래서 서로 눈치를 본다거나 하지 않고 순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다.
3) 나 같은 운동 초보도 할 수 있는 무게가 준비되어 있어 주눅 들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4) 새벽 6시 반 클래스는 늘 만석, 웨이팅을 받는다. (그 핑계로 7시 반 출석)
5) 코치분들과 참가자들의 에너지가 좋다. 서로 독려하고, 응원하고, 도전에 지지한다.
6)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 내 한계치를 매일 깨는 사람들만 있다.
토요일 포함 주 5일 아침을 프사오와 함께. 여전히 매번 버겁고 힘들지만 옆에서 같이 땀 흘리고 화이팅 외치는 수강생 동지분들, 코치님들 덕에 매번 “Team training, Life Changing” 끝 구호를 외칠 자격을 얻는다. 3개월 멤버십 기간 중 벌써 1/3이 지났다는 게 신기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하고 싶어 여기저기에 내 다짐을 새긴다. 어제는 마이애미, 오늘은 캘리포니아로!
2. 이달의 공간, 충북 음성군 작은 이태리 마을의 에어비앤비 빌라논나마리아.
Film Photo at Villa Nonna Maria (c. @dripcopyrider)
충북 음성에 위치한 작은 이태리 마을에 있을 것 같은 집, 빌라 논나마리아.
드넓은 정원과 울창한 산이 이곳을 둘러싸고 있고, 집 안은 호스트 케이트님이 세심하게 준비해주신 것들로 가득하다. 이태리는 가본 적 없지만 이전에 방문했던 유럽 집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콜링북스에서 큐레이션 한 책들, 지역의 과일들로 따스함이 더해졌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뿐이니 집 안에만 있어도 평화롭고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게 되는 곳. 사계절이 모두 기대되는 곳. 고립과 고독이 희망으로 나아가게 하는 곳. 국내 에어비앤비 중 감히 내 기준에서 최고라 말하고 싶은 곳. 작은 이태리 마을, 케이트님의 영감이 된 나나 마리아님께 감사드립니다.
*필름 카메라 챙기길 잘했다.
지인들에게 추천만 하고 정작 방문은 처음인 을지로 현상소 망우삼림. 자주 가는 충무로 현상소가 일요일 문을 닫아 찾게 됐는데 카카오 채널로 빠르게 스캔을 보내주셔서 정말 좋았다. 다른 현상소와 달리 빛 조절을 잘못해 파일도 되지 못할 것 같던 사진들도 다 보내줘서 감동.
일요일 낮에도 문을 여는 바(Bar) 에이스포클럽. 개인적으로 을지로 주말 낮 분위기를 좋아한다. 평일의 열기가 빠진 뒤 다시 차분히 충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랄까.
4. 보광동, 에스프레소 바 솔리토
동네에 생긴 에스프레소 바, 솔리토. 근 몇 년 동안 이 건물은 다양한 음식점이 문을 새로 열었다 닫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솔리토는 롱런하시기를 응원하는 마음!
(개인 취향으로 꼽은) 보광동 3대 맛집 동아 냉면, 어제의 카레, 아날로그 소사이어티 키친에서 식사 후 이태원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러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맛보시기를. 그나저나 아침 8시 30분 오픈이라니 더 매력적이네.
5. 서촌, 온그라운드 지하 뮤직바 '음' 뮤직 스페이스
서촌 온그라운드 지하에 가 오픈한 ‘음(eum)’ 뮤직 스페이스 바. 눈과 귀가 호강한 새해 첫날. 지금처럼 좋아하는 것을 후회 없이 해보기로 다짐한 밤.
*LP 음악을 1928년 field coil 스피커인 독일 클랑필름과 1948년 미국 Altec 스피커 A5로 감상할 수 있다.
7. 해방촌, 코워킹 스페이스 썬트리 하우스 (by 금종각 디자인 스튜디오)
프리 워커, 인디펜던트 워커, N 잡러 가 늘어나는 시대에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개인이 모이는 ‘공간’은 그래서 더욱 중요해졌다. 오늘은 직방의 메타버스 오피스, 메타폴리스에 이어 이태원 금종각 스튜디오 지현 대표님이 오픈 준비 중이신 코워킹 스페이스 썬트리 하우스에 방문했다. (패스트 파이브, 무신사보다 먼저 이태원을 접수한-)
정식 오픈 전 감사한 기회로 초대받아 2층 코워킹 스페이스와 3층 금종각 스튜디오를 구경할 수 있었다. 적절한 거리감과 가구, 조명, 자연광으로 조성된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
무엇보다 이곳에서 일하는 누군가와 함께 따로 또 느슨하게 호흡할지 기대되는 곳. 정식 오픈을 곧 앞두고 있어 이태원/녹사평 근처에 1인 작업실을 찾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봄에 옥상에서 커핑 하기로 약속을 #worktogether
6. 직방의 메타버스 오피스, 메타폴리스에 초대받다
위워크 동지 데이빗님 덕분에 직방의 메타버스 오피스, 메타폴리스 (metapolis) 게스트로 초대받아 잠시 다녀왔다. 줌, 웹엑스, 구글밋, 게더 타운이 아닌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실제 오피스처럼 공간을 구현하고 협업을 이끌어내는 곳.
게스트라 지정된 층만 접근하여 깊게 경험할 수는 없었지만 마치 집에서도 동료랑 같이 일하는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했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메타버스의 세계, 그리고 점차 다채로워질 일하는 방식. #workanywhere
8. 초안 클럽 몽토점, 오프라인 밋업 #book1306
초안 클럽 몽토점 하우스 #book1306 밋업. 정성 가득한 진영님의 솥밥과 함께 진 님의 핸드메이드 티라미수, 지민 님의 토마토 크림수프, 만두님의 젤라토, 대환님의 @kapsel.seoul 큐레이션 와인. 정작 내가 가져온 와인은 냉장고에 콕, 집들이 선물이 됐다. 모처럼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모였는데 밤새 끊이질 않았던 수다.
우리의 초안은 잠시 미뤄두고 배불리 먹고, 마시며 ‘면접이란 무엇인가, 연애와 결혼은, 창작자 그리고 N잡의 현실 등’의 주제로 가득 채운 금요일 밤. 그나저나 저는 선포했던 운동이나 제대로, 열심히 할게요. 뭐든 진심인 #초안클럽_몽토점
9. 강동구청역, 프라이빗 음악 감상실 백지화
강동구, 리스닝 룸 백지화에는 사장님께서 수집해오신 LP들이 한가득이다. 지하 공간에 마련된 이 청음실은 음악에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아지트가 될 것 같다. Sade의 제일 좋아하는 앨범 한 트랙을 듣고, 다른 방문자들이 신청한 곡들을 들으며 차분한 오후를 보냈다. 오랜만에 음악에만 집중하고 둘러싸이는 경험. 책을 챙겨 왔는데 몇 장 펼쳐보지 못했다.
책은 그냥 돌아가는 버스에서 읽어야지. �
10. 증산/새절/응암, 그룹 리차지 트립
- 로라, 담대하게 커피워크, 에브리위크 코워킹 스페이스
1) 로라: 나의 제2 고향 같은 증산역에 위치한, 로라. 핀란드는 안 가봤지만 헬싱키스러운 분위기와 공간. 카모메 식당 같은 편안함과 음식, 친절함 모두 최고였던 공간.
2) 담대하게 커피 워크: 두 번째 방문한 담대하게. 오랜만에 이 동네에 오니 다시 여정 스테이에 묵어보고 싶었다. 짧게나마 새절역 교토에서 커피 한잔.
3) 응암동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 에브리 위크 서울. 공간이 크지는 않지만 깔끔한 구성에 군더더기 없는 배치. 애정 하는 동료분들과 유쾌한 리모트 워크를. 집 근처였다면 월 결제해 종종 오고 싶을 정도로 집중, 환기하기 무척 좋은 공간. 이마트 구경도 실컷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