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살아요
2023-03 하이라이트
이슬아 작가의 <날씨와 얼굴>. 정동 소일베이커 <View From The Window> 전시. TACT 안국 쇼룸 오픈. 이석원 작가의 <순간을 믿어요>. 전주의 감각적인 편집숍, 후로기 오피스. 마리메꼬와 이케아의 콜라보 '바스투아(BASTUA)'. 매거진 <F> Tea 시음회 with 한남동 산수화티하우스. 프라이빗 다이닝 부암동 야드 Yad. 속초 로스터리카페 라이픈 커피. 구본형 작가의 <마음편지>. 성수동 라이더들의 성지, HBC(히치 바이시클 클럽) 커피. 아주 가까운 곳으로 이전한 포스트포에틱스. 맹그로브 신촌 MSC 모더레이터 with 도보마포
1. 이슬아 작가의 신간, <날씨와 얼굴>
존중과 연결, 그리고 책임. <날씨와 얼굴>의 세계를 접하며 떠오른 단어들이다. 올봄에 읽은 첫 책이자 그동안 내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세계의 얼굴들을 마주하게 한 책이기도 하다. 덕분에 나는 내 언어부터 고쳐먹기로 했다. 상상 이상으로 길고 깊게 연결된 이들을 위해서.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나로 인해 무언가가 변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내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선택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믿음이 자아도취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보다 나쁜 건 자신의 선택이 아무한테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믿는 자기자만이다.”
“세상 대부분의 일이 ‘어차피’와 ‘최소한’의 싸움이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차피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과 그래도 최소한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2. 정동 소일베이커 <View From The Window> 전시
<View From The Window> Textile 아트 전시 소일베이커 정동길. 스톡홀름, 오슬로, 밀라노 그리고 서울의 다섯 명의 작가가 각자의 도시에서 발견한 영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 멋진 공간에서 진행된 색다른 전시를 경험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뵌 소희 님과 밀린 근황과 현재의 일들에 대해 나눴다.
3. TACT 안국 쇼룸 오픈
오픈을 준비하는 마음을 담은 에세이의 문장들.
“결국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실험에 가깝다. 직접 혹은 협력자들과 함께하며 외부의 것을 우리가 풀어보기도 한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만들고, 일련의 과정을 기록한다. 그리고 협력자들에게 공간을 내어주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우리의 값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우리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니 다양한 협력자들을 만나기 위해 문을 열 준비를 마쳤다." / Opening Essay #1 TACT 안국
4. 이석원 작가의 신간, <순간을 믿어요>
“글은 그 사람의 거울이다. 그래서 누군가 쓴 한 줄의 문장은 그 자신의 많은 것을 세상에 드러낸다. 성격, 기질, 지식 정도,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그저 한 줄이면, 어떤 사람이든 꽤나 많은 부분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후 8년 만에 이석원 작가님의 두 번째 산문집이 출간됐다. 책 소개문을 통해 대략 예상했던 스토리와는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졌다. 전반적으로 이 책의 감상을 정의하면 ‘예측불허’라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화자의 상황과 시선, 그리고 생각에 함께 몰입하며 걱정하고 추리하고 설렌 적이 참으로 오랜만이다.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중간중간 작가님의 솔직하고 담백한 산문이 가미되어 상황을 객관화해보기도, 내 삶에 대입해 생각을 주관하기도 했다.
쥐락펴락하며 에필로그에 다다랐을 때의 감정은 허무감과 허탈함에서 점차 ’이해‘를 통한 안도감으로 번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생각과 심정이 공감되는 부분이 무척 많아 ‘언제 읽어도 좋은 책‘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과연 어떤 산문집이 이토록 재밌을 수 있으랴. (침묵의 행복을 느끼는 1인)
5. 전주의 감각적인 편집숍, 후로기 오피스
피식 미소 짓게 만든 오피스, 후로기오피스. 디자인 작업실 겸 사장님이 손수 만들거나 골라온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 굉장히 오래 머물며.. 사장님과 나눈 대화도 무척 좋았다. 올여름에 입으려고 (후로기 제작) "Digger Peace, hard to work"라 적힌 티셔츠를 구매했다. 기분이 좋아 펄쩍 뛰어야 하나 싶었던 곳.
6. 매거진 <F> Tea 시음회 with 한남동 산수화티하우스
"새로운 세계의 문이 열린 것만 같다."
한남동 산수화 티하우스에서 진행된 매거진 <F> 25호 ‘Tea’ 테마 시음회. 청차와 보이차, 그리고 곁들어 준비된 5종류의 다식. 산수화 대표님과 선우 에디터님의 진행으로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된 2시간의 차담.
끝 자리에 앉은 덕분에? 열심히 어설픈 차 브루잉을 했는데 누군가에게 차를 내어줬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참 좋아졌다. 몸과 마음이 따스해지고 차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성해졌던 귀한 시간. 보이차를 따르며 오늘 배운 ‘관공순성’ 의미를 작게나마 엿볼 수 있었달까.
7. 프라이빗 다이닝 부암동 야드 Yad.
토요일 낮, 부암동 나들이. 분위기 좋고 맛있는 야드에서 식사 후 야드 esp 에서 커피까지 즐기니 하루가 다 갔다. 항상 친절하고 유쾌하게 맞아주는 Jun, 그리고 Juho에게 감사한 마음! yad를 뒤집으면 day이니 부암동 사람들의 매일의 하루는 야드를 곁에 두고 편히 먹고 마실 수 있는 인프라를 가졌구나 싶다. 야세권이 부러워졌다.
8. 속초 로스터리카페 라이픈 커피
속초 시외버스가 아닌, 고속버스를 타면 양양을 지나 해안 도로를 따라 속초로 향한다. 속초에서 애정하는 로스터리 카페 라이픈에서 목을 축인 뒤, 고성으로 이동. 고성과 속초를 서울에서 ’ 고속‘버스로 3시간 이내에 아주 넉넉히 올 수 있구나.
9. 고 구본형 작가의 진실한 답장, <마음 편지>
“삶에는 정해진 목적이 없습니다. 삶의 유일한 목적이 있다면 삶 자체입니다."
스승이 던진 질문에 제자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긴 책, <마음 편지>. 귀중한 삶의 질문을 나눌 수 있는 스승과 제자 관계가 있다는 것이 내심 부러워졌다. 김호대표님의 칼럼을 통해 알게 된 고 구본형 경영 사상가 님. 마음 편지를 첫 책으로 접하고 그의 저서를 잔뜩 구매했다. 질문이 멈추면, 성장도 멈추듯 이 책이 ‘문’의 마중물이 될 수 있겠다 싶다.
10. 성수동 라이더들의 성지, HBC(히치 바이시클 클럽) 커피
성수동에서 아침 8시에 걷고, 달리고, 페달 밟는 이들을 위한 방앗간 같은 곳. HBC 커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