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는 어떻게 소리를 만드나?
기타 소리가 발생하는 원리
기타 줄을 튕기면 소리가 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래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기타 줄에서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타 줄 자체는 소리를 그렇게 크게 만들어 내지 못한다. 전기 기타를 앰프에 연결하지 않고 기타 줄을 튕겼을 때 매우 작은 소리가 난다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본 사람은 기타의 상판(Top)이 움직이면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다. 하지만 상판이 어떻게 움직이고 기타 바디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까지 아는 사람은 드물거라 생각 든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소리도 에너지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 당연히 사람의 손가락 끝 또는 손가락으로 쥐고 있는 피크이다. 이렇게 사람의 손가락으로부터 시작된 에너지는 스트링에 전달된다. 스트링은 전달받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줄을 움직이게 된다. 줄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용어를 스트링 모드(String mode) 또는 바이브레이션 모드(Vibration mode)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https://blog.soton.ac.uk/soundwaves/standing-waves/2-string-modes/)위 이미지와 같이 줄의 가운데를 튕겼을 때 Mode 1의 움직임부터 시작하지만 줄의 튕기는 위치에 따라 시작되는 Mode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줄의 시작 점 바로 앞에서 줄을 튕긴다면 Mode 1보다는 Mode X가 가장 먼저 나오고 Mode 1은 굉장히 약한 모양으로 나타날 것이다. 기타 줄을 튕겨본다면 기타 줄을 튕기는 위치에 따라 소리의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타 줄이 움직이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면 처음에는 기타 줄 전체가 움직이는 듯하다가 점점 더 복잡한 패턴으로 줄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스트링 모드가 거의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미지 출처:172nd Meeting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이런 줄의 진동은 브릿지를 통해서 기타 바디에 전달된다. 상판(Top)은 전달받은 진동 주파수와 매치되는 진동 모드로 동작하게 된다. 즉,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기타 바디 역시 위 그림과 같이 움직인다. 기타 줄과 마찬가지로 기타 바디 역시 위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런 움직임을 잘 만들어내는 기타를 만드는 것이 좋은 기타를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래서 전기기타는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으면 통기타와 같은 소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만약 통기타 상판에 스티커 등 뭔가를 붙이거나, 두껍게 그림을 그린다면 상판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되어 소리를 나쁜 방향으로 변하게 만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최초 사람이 전달한 에너지의 20%도 안 되는 에너지만이 소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즉, 대부분의 에너지는 소리와 관계없는 부분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그래서 많은 기타 제작가들이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조금 더 소리를 만드는 데 사용하도록 할까 하는 고민을 한다.
기타의 소리에 대한 한 가지 오해는 바로 사운드 홀(Sound Hole)을 통해서 기타 소리가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기타 소리 전체 중에 사운드 홀을 통해 나오는 소리는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그래서 사운드 홀을 막아도 기타 소리는 잘 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상판의 움직임 자체가 공기를 움직여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스피커 콘의 움직임과 어느정도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될것 같다.
기타 제작할 때 모든 공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공정을 꼽으라 한다면 상판을 만드는 공정이라고 할 것이다. 기타 소리의 80%이상을 상판에서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상판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 기타 소리가 좌우된다.
너무 오래 걸려 첫 글을 썻는데 생각보다 빈약한것 같아서 마음에 조금 걸리지만 계속 해서 수정하면서 다른글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