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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학교스포츠클럽대회

플라잉 디스크

by 이창수


스포츠는 승부와 경쟁이 아니다.

스포츠는 함께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새로운 인간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활동이다.


오늘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열렸다. 사실 대회가 잡힌 날부터 좀 불평했다. 평일도 있는데 토요일에 대회가 열려서. 그래도 교감 아닌가. 학교 학생들이 대회를 나가는데. 아침 일찍부터 50킬로미터를 운전해서 학교에 도착했다. 행한 선생님과 함께 플라잉디스크 종목에 출전하는 학생들을 인솔해서 대회 장소에 도착했다.


만나는 선생님들마다 어떻게 멀리서 왔냐며 놀라신다. 안 와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을 텐데 일부러 수고한다며 격려차원에서 이야기를 해 주신다. 어찌 보면 오늘 이곳에 학생들을 인솔해 오신 선생님들 모두 토요일 가족들과 보낼 시간을 뒤로하고 학교 일로 나왔으니 거리와 상관없이 모두 다 격려받아 마땅하신 분들이다.

큰 체육관임에도 불구하고 허전한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많은 학교의 학생들, 선생님들, 학부모님들이 체육관 구석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10여 곳의 장소에 배치되어 있는 경기 심판들은 대회 전 경기 규칙과 진행 사항들을 점검하고 설명해 준다. 학교 대 학교의 경기라 공정하게 심판을 봐야 하기에 긴장한 표정이 얼굴에 역력하다.


지역 내 학교스포츠클럽대회인지라 지역교육지원청에서도 인사 차 다녀가셨다. 교장님 중에도 오셔서 학생들과 인사하며 곁에서 지켜보시는 분들도 계셨다. 개중에는 학교 학생들이 출전하지 않으셨는데도 오시는 교장님도 보였다. 그분의 말씀으로는 본인 학교도 출전하기를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하신다.


나도 대회에 오기 전까지는 토요일에 멀리 와야 한다는 부담감과 학생들을 인솔하기 위해 담당 선생님들을 섭외하고 부탁드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앞서서 사실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대회에 와 보니 생각이 바뀐다. 지역 내 행사에 학교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대회 자체가 빈약해질 수 있다는 점과 학교의 이미지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수고롭더라도, 선생님들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참고로, 놀라운 사실은 나는 강원도에서 개최한 제1회 학교스포츠클럽 단체줄넘기 대회 초대 우승 감독이다. 그때 학교 학생들을 지도하여 당당히 1위를 했고 그 결과로 교육감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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