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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Nov 26. 2023

교감 상처

대한민국의 교감들은 누가 얘기하지 않더라도 심한 상처를 내면에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교감에게 상처를 주는가?  


특이민원이 학교 관리자에게 넘어오면서 직접적으로 교감은 불편한 민원과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특이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도 결국 자녀의 문제 때문에 학교로 찾아오는 거다. 학생의 문제가 학부모의 민원으로 그 민원은 교감에게로 왔다. 좋은 일 때문에 만나는 것이 아니기에 결국 해답도 없는 민원을 마주하게 되면 고스란히 상처로 남게 된다. 사실 마음의 상처가 다른 상처보다 오랫동안 남는다. 


학교장이 교감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학교장의 권위도 땅에 떨어졌기에 학교장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또한 학교장과 교감은 함께 공생해야 하는 파트너이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라기보다는 함께 의지해야 하는 대상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학교 안에서 가장 교감이 부담스러운 존재는 교직원이 아닐까 싶다. 교직원이 먼저 공격해서 상처를 준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대부분 교감 스스로 느끼는 상처가 많다. 교직원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상처 말이다. 


교감은 어쨌든 교직원들을 움직여가야 하는 처지다. 교직원들의 협력을 끌어내지 않으면 교감이 괴롭다.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하고 고집 불통이어서도 안 된다. 심리적 내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생각만큼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 생긴다.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인정 욕구가 있다. 교감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많이 변했다. 교감을 대우해 주는 사회가 아니다. 학교에 가면 교직원들이 나를 알아주겠거니라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욕 얻어먹지 않으면 다행이다. 


교감이 상처를 입는 것은 결코 누구의 소행도 아니다. 교감과 교직원은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학교를 함께 움직여가야 하는 협력적 관계다. 교감과 교직원을 적대적으로 만드는 요소를 줄여 나가야 한다. 교감은 교직원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교감은 교직원들을 돕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배의 대상이 아니다.  


교감과 교직원이 마음이 하나가 될 때 상처가 아문다. 

서로 미워하지 않을 때 상처가 덧나지 않는다. 


최고의 치료제는 신뢰다.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잘하는 점만 보는 것이다. 

실수를 덮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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