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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an 29.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오늘의 일들을 기록해 내고

교감으로 생활한 지도 만 3년이다. 그렇게 특별하게 보낸 것 같지 않은데 가끔 일기장을 들춰 보면 생각지도 못한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날들이 많았음을 보게 된다.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다. 쉽게 잊는다. 힘들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가물가물해진다. 기록해 놓고 다시 읽지 않으면 기억하기가 어렵다. 긴장, 초조, 두려움, 걱정과 같은 감정도 마찬가지다. 그때 그 순간뿐이다. 기록의 좋은 점은 간략하게 적어 놓은 사건들을 읽으면 귀신같이 다시 기억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띄엄띄엄 기록으로 남기다가 작년부터는 작심하고 매일 기록하고 있다. 100일을 목표로 했는데 200일, 300일, 365일로 수정했다. 이를 악물고 하루도 빠짐없이 썼다. 많이 응원해 주신 덕분이다. 


매일 쓴 일기는 나의 기록을 넘어 누군가 이 길을 걸어갈 선생님에게 약간의 안내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언론인 손석희는 일기를 가리켜 저널이라고 했다.      


   “저널리즘이 무엇인가. 오늘의 일들을 기록해 내고, 그것을 각자의 관점으로 담아낸 다음 공감을 얻어내는 것. 노래든 영화든 그림이든 ‘문화’ 현상을 담아내는 것도 명백한 저널리즘의 영역이다.”

 _ 『장면들』, 344쪽.     


각자 살아온 하루하루의 삶을 종이에 써 내려가는 일기가 곧 저널이다. 그 일기는 작성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기록된 것이니 그 기록들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낸다면 그것이 곧 여론이 될 수 있겠다. 


   교감은 어떤 존재일까? 학교 외부에서 교감을 바라보는 시선과 학교 내부에서 생각하는 교감은 분명 다르다. 교감 일상을 기록으로 담아내는 이유는 어쩌면 학교 밖 사람에게 교감의 일상을 알리기 위함도 있다. 학교 교직원에게도 마찬가지다. 교감이라는 사람이 고민하는 부분이 어디이며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조금이나마 드러내기 위함이다. 아니 이해받기 위함이다. 말보다는 글이 더 논리적이며 이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투박하게 써 내려간 기록을 훑어보면 당시 분위기를 좀 더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기록은 곧 나를 돌아보기 위함이고 더 나아가 실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매일의 기록은 변질되지 않기 위함이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며 후회를 거듭하지 않기 위한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꾸역꾸역 키보드로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쓴 기록이 훗날 나의 역사가 되리라. 


   나는 직진형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전날 기록을 하지 못했으면 출근을 준비하는 아침에 하루의 분량을 채우기 위해 글을 쓴다. 어김없이 아내의 잔소리를 듣는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고야 만다.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기록 하나하나가 시간과 싸움의 결과다. 술술 기록이 잘 써질 때도 있지만 머리를 쥐어짜도 뭘 써야 할지 막막할 때도 있다. 어떻든 쓰고야 만다. 


   교감 생활 길어질수록 말랑말랑한 사고가 점점 굳어간다. 굳어감을 최대한 지연하기 위한 극약처방이 매일의 기록이다. 반복된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는 방법 중에 매일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기록은 평범한 장면에서 새로움을 찾게 해 준다. 기록은 반복되는 패턴, 같은 장소, 인간관계에서 감사의 조건을 발견하게 해 준다. 기록하는 사람만 안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 

1장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2장 교감으로 버틴다는 것은

① 책으로 버틴다.

② 글을 쓸 때는 바로 지금이다. 

③ 낯선 세상을 여행하는 방법

④ 바로 독서 자본에서 시작된다.

⑤ 매일 쓰기 위해 매일 읽는다.

⑥ 매일 블로그로 출근하다. 

⑦ 독서로 시간을 보낼 여유는 없지만

⑧ 오늘의 일들을 기록해 내고

3장 교감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4장 교감으로 만난다는 것은

5장 교감으로 만족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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