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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an 30.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Publish or Perish

우리나라 국보인 『승정원일기』는 2001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조실록』보다도 기록의 양이 방대하고 꼼꼼해서 번역이 다 이루어지기까지 지금의 속도로 치면 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화재로 소실되어 현재 인조 대부터 순종 대까지 288년의 기록만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일 책으로는 세계 최고라고 한다. 기록문화유산을 남긴다는 심정으로 ‘교감 일기’를 쓰고 있다. 


 

 ‘교감 3년 차에 들어선 올해 교감 생활을 기록했다. 2023년 2월 28일부터 소주제를 한 개를 정해 짤막하게나마 기록하기 시작했다. 2023년 6월 7일 기록한 지 100일이 되었다.’


 

‘사실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한가로운 날도 있지만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바쁜 날도 있다. 학생들과 함께 현장학습을 가는 날에는 온종일 밖에 나가 있기에 퇴근하고 나서 밤늦게 썼다. 아니면 일찌감치 현장학습 가기 전에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쓰고 출발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징검다리 연휴가 있는 날이면 이야기 감을 찾지 못해 글 쓰는 일이 무척 힘든 적도 있었다.’


직장에서 하루하루의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되기도 한다. 기록에는 관계에서 빚어진 갈등이 등장하기도 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을 완전히 오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디까지 진솔하게 기록해야 할지 딜레마다. 조선시대 사관처럼 누가 나를 관찰하고 기록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기록하기에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자기 자랑이 되거나 넋두리를 늘어놓는 기록이 될 수 있다.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고 격한 감정을 글로 옮기며 나의 민낯을 드러낼 수도 있다. 가끔 선생님들에게 기록을 공유하기도 한다. 기록하는 인간, 호모 아키비스트가 되어가고 있다. 


 

“어떤 연구라도 그 결과를 논문으로 출판(Publish) 하지 못한다면 결국 아무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버려지게(Perish) 된다.” 

_  『예고된 변화 GPT 학교』, 69쪽.


 

어떤 경험이라도 그 삶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결국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버려지게 된다. ‘대통령은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라는 신념을 가진 故 노무현 대통령은 전속 사진사가 아무 데서나 어느 때든지 셔터를 누르는 것을 묵인했다. 쓸데없는 것까지 찍느냐며 타박하면서도 언제나 사진사를 내쫓지 않았기에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양치질하는 모습, 비행기 안에서 보인 개구쟁이 같은 표정, 등산 중 아무 데나 앉아서 신발을 터는 모습, 청와대 관람객이 건넨 아이스크림을 받아먹는 모습, 손자를 자전거 태우는 모습 등은 기존 대통령에게서 볼 수 없는 사진들이다. 늘 위엄 있는 모습으로 보였던 대통령의 모습을 옆집 아저씨처럼 소탈하게 꾸밈없이 세상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곧 역사가 되었다. ‘교감 일기’의 기록 하나하나가 곧 나의 역사다. 


“그가 많은 글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일기를 썼기 때문이라.” _ 『일기 쓰는 법』, 94쪽.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쓴 일기 중에 오희문이 쓴 쇄미록이 있다. 많이 알려진 난중일기(이순신), 징비록(류성룡)처럼 쇄미록도 역사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흔적을 남겨야 하는 이유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 

1장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2장 교감으로 버틴다는 것은

① 책으로 버틴다.

② 글을 쓸 때는 바로 지금이다. 

③ 낯선 세상을 여행하는 방법

④ 바로 독서 자본에서 시작된다.

⑤ 매일 쓰기 위해 매일 읽는다.

⑥ 매일 블로그로 출근하다. 

⑦ 독서로 시간을 보낼 여유는 없지만

⑧ 오늘의 일들을 기록해 내고

⑨ Publish or Perish

3장 교감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4장 교감으로 만난다는 것은

5장 교감으로 만족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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