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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an 31.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 오늘은 무슨 주제로 쓸까?

글을 잘 쓰는 사람의 특징은 자주 쓰고 재미나게 쓴다. 글쓰기의 성패는 글감 찾기가 좌우한다. 바이러스 변종 하나에 전 세계가 떠들썩했을 때 인천 지역 소화기내과 의사 한 분이 코로나19 대응 기록을 일기 형식으로 SNS에 공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낙원 의사다. 그는 2020년 1월 29일부터 2020년 3월 27일까지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료한 경험을 기록했고 각종 매스컴을 도배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소식에 대해 의사로서의 생각을 SNS에 담아냈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솔직 담백한 기록은 소화기내과 전문 의사의 기록이었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컸다. 코로나19가 지나간 의료 현장에서 생생한 글감을 찾아내어 썼다. 일기 형식으로 자주 쓴 것도 화제가 된 배경이었다. 


   동기 부여가 되었다. 교감 임기는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보통 5~6년을 넘지 않는다.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다시 경험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교감은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크고 작은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교감이 많아졌으면 한다. 나는 ‘교감 일기’를 쓸 때 일정한 루틴이 있다. 일상을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읽을 만한 책을 함께 소개한다. 대부분 소개하는 책은 내가 읽은 책이다. 읽고 서평으로 정리한 책이다. 교감 역할을 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일기 형식을 갖춘 책을 추천하는 글이다. 


‘오늘은 무슨 주제로 쓸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순간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월급날을 앞두고 ‘맞다! 교감의 월급으로 쓰면 되겠다’라는 인사이트를 얻는다. ‘교감의 월급’이라는 주제로 쓴 일기는 한때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 노출되었다. 많이 놀랐다. 

글 내용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월급과 관련된 나의 에피소드가 주된 내용이다. 일부분을 소개한다.      

‘매달 17일에 월급을 받은 지도 25년이 넘었다. 군(軍)에서는 10일에 받았다. 생활에 쪼들릴 때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제는 그러지 않아서 참 감사하다. 어렸을 때부터 돈에 사무치며 살았다. 홀어머니와 함께 시골 학교 관사를 얻어 함께 지낼 때까지 줄곧 셋방에 살았다. 사글세가 밀릴 때에는 쫓겨나기도 했다. 이불 한 보따리, 가재도구 한 보따리 들고 어머니 뒤를 졸졸 따라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당시 집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방 한 칸이라도 괜찮으니 쫓겨날 염려가 없는 우리 집이 있었으면 했다. 나의 장래희망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다달이 월급을 받으면 방세를 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월급이 꼬박꼬박 나올 수 있는 직업을 얻을 수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다. 학력고사를 보던 시절이었다. 지원한 대학에 가서 직접 시험을 보는 제도였다. 집안 사정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다른 대학으로 진학했을 것이다. 취업이 빠른 쪽으로 선택한 대학은 아담했다. 처음에 생각했던 회사원과는 전혀 다른 길로 가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매달 17일에 국가에서 주는 월급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어르신들 표현으로 국가의 녹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교감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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