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수 Feb 01.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 책 읽기를 흉내 낸다.

100세 철학자로 익히 알려진 김형석 교수의 인생 자체가 독서의 인생이었다. 100세 철학자로 살게 된 힘이 바로 독서에 있었다. 그는 1920년생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초중고를 보내야 했던 암울한 환경에서 한 권 한 권의 책이 귀했고 학교 공부 대신에 독서로 학업을 이어갔다. 일본 유학 시절에는 일본인들의 독서 습관을 보며 일본의 저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일본의 유명 출판사 책 판매 부수 양이 당시 우리나라 전체 출판사의 책 판매 부수 양보다 많았다고 한다.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중국의 마오쩌둥, 장쩌민 같은 정치 지도자는 공식 석상에서 고전을 인용하거나 시를 읊는 것으로 유명했다.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부터 끔찍한 책벌레였다. 그는 성공의 비결을 ‘오늘날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의 공립 도서관’이었다는 말로 대신하기도 했다. 휴렛 팩커드 사의 전 CEO인 칼리 피오리나는 대학 시절 고전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독서 훈련을 쌓았다. 골프광으로 잘 알려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독서광이기도 하다. 대통령 재직 시절 그는 10일 정도 휴가에 12권 정도의 책을 가지고 갔다고 한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 독서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은 평소에도 늘 책을 가까이했다. 연말이면 도쿄에 가서 책을 가득 사서 읽고 돌아왔다. 한진그룹 창시자인 고 조중훈 사장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 꼭 책을 읽고 나서야 하루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재계에서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매달 20~30권의 책을 구입한 후 집무실이나 집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곤 한다고 한다.”

_ 『종이책 읽기를 권함』, 72쪽~74쪽.      


안중근 의사는 사형 집행일에도 자신을 데리러 온 간수에게 읽던 책을 5분만 마저 읽게 해 달라고 요청한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리더(Reader)가 리더(Leader)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책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 아래 새것은 없다. 과거의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책을 통해 오래된 과거의 교훈을 깨닫게 되고 미래를 준비하게 된다. 리더의 자질은 독서력에 있다. 윈스턴 처칠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단한 독서가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국가의 위기 앞에 준비된 리더로 쓰임 받을 수 있었다. 독일의 대문호 마틴 발저는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으로 만들어진다’라고 했다.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누기도 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을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좋은 책은 사람의 품격을 높인다. 나이에 맞지 않게 가벼운 사람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계속 성장해 간다. 멈추는 순간 퇴보한다. 책 읽는 사람은 계속 성장해 가는 사람이다.


   어떤 대상에 대해 잘 아는 것을 통찰력이라고 한다. 매서운 눈을 가지기 위해서는 독서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력하는 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타고나는 법은 없다. 임진왜란 때 명장이었던 김시민의 손자 김득신은 천재가 아니었다. 한 권의 책을 수없이 읽어야 그 뜻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둔치였다. 김득신은 노력의 결실로 독서 천재가 되었다. 시대의 탁월한 문장가가 되었다. 책만 보는 바보의 별칭을 갖고 있는 조선의 책벌레 이덕무는 2만 권의 독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아파서 누워 있을 때조차도 책 읽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학교의 수업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그냥 주어지는 지식만 습득하는 수업이 아니라 확산적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수업이 전개되어야 한다. 방법은 하나다. 독서와 병행해야 한다. 일본에서 시도한 아침 10분 독서 운동, 영국의 북 스타트 운동, 미국의 고전 읽기 프로그램은 21세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감으로 산다는 것』 : 오늘은 무슨 주제로 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