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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Feb 02.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 책 읽기의 마무리는 서평이다

독서할 여유조차 없는 직장인들에게 서평까지 써야 책 읽기의 마무리라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서평을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공부하기 위해 책을 읽고 공부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서평을 쓴다.      


‘자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그것도 모자라 수많은 책을 읽고 과거와 미래를 담는 글을 쓴다.’


      

책만 읽으면 자칫 교만해진다. 읽은 권수만 자랑하게 된다. 서평을 쓰는 순간 교만함은 한풀 꺾인다. 서평을 써 보지만 부끄럽기 짝이 없다. 형편없지만 꾸준히 쓴다. 폭넓게 독서하는 생태학자로 유명한 최재천 박사도 서평을 쓴다. 서평을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집의 모든 방에 책을 두고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 화면을 서평 웹사이트로 설정해 둔다. 친구와 도서전에 갈 약속을 잡으며 책을 읽고 비평하는 모임에 가입한다. 자주 서점을 간다. 그가 통섭의 비밀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습관에서 시작되었다.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을 적는 것이 독후감이라면 서평은 책에 대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남기는 것이다. 독후감은 요약문처럼 책의 줄거리가 주를 이루지만 서평은 글쓴이의 생각이 도드라지게 많은 글이다. 서평은 책을 평가해 내는 일이다. 사람마다 같은 책을 읽었더라도 평가는 엄연히 다르다. 책을 깊게 읽고 책이 말하는 주제와 자신이 읽으면서 생기는 궁금증을 주제로 글을 쓴다. 서평자의 주관이나 주장이 깊숙이 배어 있게 쓸 수도 있지만 정보와 뉴스를 전달해 주는 방법으로도 쓸 수 있다. 서평은 책을 재미나게 소개하는 방법이다. 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재미나게 쓸 수 없다. 책 읽기의 마무리는 서평이다. 서평은 독서 메모와 구별된다. 책에서 와닿는 내용을 정리하여 책과 세상을 연관 짓고 책 내용과 관계있는 자기 경험을 적는 것이다.


인터넷 서점에 서평을 정기적으로 올린 적이 있다. 매주, 매월 잘 쓴 서평을 소개하는데 종종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한민국 도슨트 01-속초』를 읽고 쓴 서평을 소개한다.      


미술관에 가면 도슨트를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의 친절한 안내부터 시작하여 도슨트의 특별한 시선으로 기획 전시된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다. 출판사 21세기북스에서는 이런 점을 착안하여 여행자들의 안내서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획 출판물로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를 펴냈다. 다른 여행 관련 책자와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첫째, 그 지역에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이거나 지역을 대표로 하는 관광 명소를 몇 대에 걸쳐 실제로 운영하는 사람이 저자라는 점이다. 속초 편을 쓴 저자는 동아 서점 대표다. 속초에 가면 꼭 들려야 하는 곳이다. 바쁜 생업 속에서 지역민의 시각으로 가업을 이어온 후손으로 지역의 변천사를 어렸을 때부터 온몸으로 부딪쳐 오면서 경험한 감각으로 속초를 정감 있게 기록해 놓았다.


   둘째, 맛집, 영화 촬영지처럼 최신 트렌드를 쫓는 일반 여행책과 다르다. 지역 역사와 함께 해 온 사람 중심의 관광지, 지역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도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특수 지역, 인류의 가치 중 하나인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쉽게 쉽게 썼다. 책장을 넘길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내용을 담아냈다.


   셋째, 무엇보다도 책에 소개된 곳을 가게 되면 지역의 속살을 보게 된다. 길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파악할 수 있다. 여행에는 시간과 돈이 소모된다. 그만큼 귀중한 재원들이 사용되는 만큼 믿음직한 안내가 필요하다. 사진 자료만 장황하게 늘여 놓는 책보다 신뢰하는 정보를 담아낸 책이 여행자들의 손에 들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믿고 따라가기에 충분한 자료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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