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으로 산다는 것』 : 책이 나를 읽는다.

by 이창수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책의 가치가 드러나 있는 말이다. 의심할 이유가 없다. 사람이 책을 읽는 것 같지만 사실 책이 사람을 읽는 거다. 책이 나를 읽는다는 말은 책이 나를 지배한다는 말이다. 책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다. 곳곳에 공공 도서관이 많이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자녀 셋이 모두 어렸을 때 우리 가족에게 도서관은 쉼터이자 피난처였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은 날에는 도서관만큼 좋은 장소가 없다. 어린 자녀들이 좋아하는 그림책, 만화책이 잔뜩 있는 어린이 서가는 주말마다 내 집 드나들 듯이 다녔다. 그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상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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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으로 받아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된 첫해 지역사회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COVID-19로 대면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개최된 행사가 ‘책 읽기 마라톤’이었다. 책을 들고뛰는 행사가 아니라 정해 놓은 기간 내에 읽는 책의 양만큼 거리로 환산해 주는 행사였다. 우리 학교에서는 나를 포함하여 18명의 학생이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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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님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부탁드렸다. 말만 하고 본을 보이지 않는다면 안 될 것 같아 나도 의지를 불태웠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 행정 일만 하는 교감이 아니라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책이 나를 읽어가도록 맡기는 삶은 흥미진진하다. 시골 변방에 있는 내가 책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방송에 나갈 수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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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책 읽는 노인으로 살아가고 싶다. 평생 독자의 삶으로 살아간다면 인생의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삶 자체가 책이 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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