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수 May 04. 2024

교감은 어른이다.

교감은 어른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교감은 교직원의 대소사를 챙겨야 한다. 반드시 그러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모두가 기피하거나 주저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설 때 진정한 어른 노릇을 할 수 있다. 


 

5월 4일, 5일, 6일 사흘 동안 황금연휴다. 5월 3일 오후부터 대부분의 교직원들은 조퇴를 내고 학교를 벗어났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늘은 교직원 중에 자녀 결혼식이 두 건이 있는 날이다. 하나는 멀리 경기도 고양시이기에 성의 표시만 했지만 하나는 넘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는 곳이다. 모두 가서 축하해 주어야 할 터인데 공교롭게도 연휴가 시작되는 시작일이라 쉽지 않은 상태였다. 


돌아가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내가 가겠다고 했다. 사실 나도 일주일 전에 이미 약속을 잡아 놓은 상태였다. 교회 행사가 있어 함께 참석하여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조차도 교직원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인 것 같아 양해를 무릅쓰고 약속을 취소했다. 


결혼식에 참여한 시간은 불과 1시간이 안 되었지만 가고 다녀오는 데 걸린 시간은 3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오늘은 도로에 차량이 평소보다 많았고 교통사고가 났는지 한쪽 차선이 막혀 도로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지난 한 주 몸도 피곤했는지 졸음이 쏟아졌고 결국 입술 한쪽이 터지고 말았다. 


한 직장 안에서 짧게는 1년 많게는 3, 4년을 같이 보내는 교직원. 떠나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하면 경조사를 챙기는 일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교감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축하해 줄 일, 함께 위로해 드려야 할 일에 얼굴을 대하며 마음을 전하는 일이 당사자에게는 작게나마 기쁨과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세 시간을 할애하여 다녀왔다. 


이만하면 어른 노릇 잘했다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동회 때 교감이 해야 할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