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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May 17. 2024

기간제 선생님께서 보내주는 마음의 글

2024년 시작과 동시에 교감으로 선생님 구하는 일이 제일 급선무였다. 군 복무를 위해 휴직을 예고하신 선생님이 한 분 계셨고, 6개월 휴직에 들어가시는 선생님, 출산휴가와 병행하여 육아휴직 들어가시는 선생님, 한 달여 병가를 내시겠다고 하시는 선생님 등등 12학급에 적지 않은 선생님이 이래저래 휴직을 예정해 놓은 상태여서 신학기를 맞이하는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학교에 기간제 선생님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기간제 공고를 내더라도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공고 자체가 무용지물이다. 교감이 주변에 알음알음 사람들을 통해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휴직 들어가시는 선생님 개인적으로는 한 명에 불과하지만 나의 입장에서는 서너 명이고 기간제 선생님을 구했다 치더라도 학년 배정과 업무 분장 등 다양한 상황과 직면해야 하기에 어지간해서는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어찌어찌해서 감사하게도 기간제 선생님을 모셔오게 되었고 계약된 기간까지 아무 탈 없이 학급에서 아이들과 잘 생활해 주시기만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늘 아침 SNS로 선생님께서 작별의 인사와 함께 고마움을 전해 오셨다. 나 또한 너무 감사한지라 SNS에 서투신 선생님께서 힘들게 보내신 내용에 답글로 정성껏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잠시 뒤 또다시 마음의 감동을 전해주는 글을 보내오셨다. 



개인적으로는 교직의 한참 선배님이시기도 하신 선생님께서 한참 후배인 나에게 분에 넘치는 과찬의 마음을 전해 주셨다. 선생님께서 초임 시절 근무하실 당시에는 학교 관리자들의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 다른 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시대가 변하고 학교 조직 문화가 많이 바뀐지라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 관리자들이 선생님들을 대하는 마음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나 한 사람으로 인해 학교 관리자에 대한 그동안 가지고 오셨던 선입견과 불편했던 마음이 사라졌다고 하니 참 다행이다. 



힘든 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학기 초부터 오셔서 아이들을 잘 돌봐주시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계약 기간을 마치시는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나중에 혹시 도움을 요청할 일이 있으면 다시 한번 연락드리겠다고 염치없게 또 부탁을 드렸다. 교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이상 함께 근무하는 기간제 선생님들을 채용하고 만난다. 오래 근무할 선생님이 아니라고 해서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언제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른다. 언젠가는 또 도움을 드려야 할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한 사람 뒤에는 천 사람이 있다. 모든 입소문은 한 사람의 입에서 시작된다" _ 『고도원 정신』,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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