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수 May 21. 2024

학부모 공개 수업을 열며

우리는 교사, 학생, 학부모를 교육공동체라고 말합니다.

학교마다 다양한 형태로 교육공동체인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업을 공개합니다. 


수업을 공개하는 것은 큰 의미로 보면 학교라는 공동체의 목표를 공유하고 공동체가 살아가는 삶을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단순히 수업 한 장면만 공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업을 매개로 학생들이 살아가는 교실과 학교 공간을 관찰합니다. 다양한 개성과 모습을 가진 학생들을 만납니다. 내 자녀를 담임하고 있는 선생님을 만납니다. 


물론 제일 큰 관심은 선생님입니다. 수업 40분(초등학교 기준) 동안 내 자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지 꼼꼼히 눈여겨봅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내 자녀가 어떻게 수업에 참여하는지 매와 같은 눈으로 살펴봅니다. 짧은 40분의 공개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학부모님들은 직장에서 조퇴를 하거나 휴가를 내어 찾아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학교를 방문하시는데 현관에서 정성껏 맞이한다면 아무래도 기분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학부모님이 방문하시는 시간대에 현관 앞에 나가 한 분 두 분 오실 때마다 인사를 드립니다.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40분까지. 그리고 공개 수업을 참관하고 학교 밖을 나갈 때까지 마중해 드립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고 물어본다면 웃음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지만 교감의 입장에서는 모처럼 찾아오는 학부모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물론 반갑게 인사를 맞이해 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무반응으로 일관하며 묵묵히 교실로 올라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리면 함께 인사로 반응해 주시는 분도 계시지만 인사만 받고 꼿꼿이 지나쳐가시는 분도 계십니다.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말은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나 봅니다. 


교실마다 약 10분씩 들어가서 학부모님들의 반응을 살펴봅니다. 얼굴을 익힙니다. 얼굴을 알아둬야 혹시 나중에 안 좋은 일로 다시 만날 때 좀 더 원활한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감은 항상 머릿속에 민원을 대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집니다. 


한 학교에 4년째 근무하다 보니 그래도 얼굴을 아는 학부모님들이 많아졌습니다. 참 좋습니다. 교무실에만 머무는 교감이 아니라 학부모가 있는 곳에 먼저 다가가는 교감이 되어야겠습니다. 교감하는 교감이 되기 위해서...^^


매거진의 이전글 기간제 선생님께서 보내주는 마음의 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