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초등학교가 이번 주에 여름방학을 한다. 학기말 평가와 성적 처리로 선생님들의 하루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일 게다. 한 학기 정말 고생 많았다. 선생님들의 수고와 헌신으로 한 학기 교육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학기 초에 만났던 아이들도 몸과 마음이 한 뼘씩 모두 자랐으리라. 저절로 된 것은 없다.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이 성장했으리라. 그중에 담임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던 선생님들의 노고가 가장 컸으리라 생각된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뒤늦게 책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에 의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을 소개한다. 조병영 교수의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글과 그림을 직접 그린 페트리샤 폴라코의 자서전적인 책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글자를 읽지 못했던 그녀가 훗날 어린이 책을 만드는 사람 되기까지 주변에서 도와주셨던 분들이 있었다.
페트리샤 폴라코의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창의적인 방법으로 책 속에 담긴 지식의 보화를 알려주었다.
"지식의 맛은 달콤하단다. 지식은 꿀을 만드는 벌과 같아"
페트리샤 폴라코가 일곱 살 때다. 할아버지는 책 표지에 꿀을 떨어뜨린 뒤 손으로 찍어 먹게 했다. 달콤한 맛을 보게 했다. 달콤한 꿀을 통해 지식의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오랫동안 기억 속에 간직할 순간이었으리라. 할아버지의 지혜는 남달랐다. 백 마디 잔소리보다 낫다. 책 좀 읽으라고 목청 높여 이야기하는 것보다 책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학교에 입학한 페트리샤 폴라코는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글을 읽지 못하기에 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학교 가는 일은 그녀에게 가장 힘든 일이었다. 기적은 새로 바뀐 담임 선생님을 통해 일어났다. 생명의 은인이자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 준 조지 펠커 선생님을 만난다.
"우리 모두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인생이 경이로운 거다"
조지 펠커 선생님은 페트리샤 폴라코가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페트리샤 폴라코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다. 드디어 글 읽는 원리를 터득한다. 페트리샤 폴라코 스스로도 놀랬다. 감격했다. 이제 학교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책은 가까이하고픈 친구다.
지금 어른들도 어렸을 적 페트리샤 폴라코의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글을 읽고 글을 이해한다는 것은 놀라움 그 자체다. 단순한 문자를 읽고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맥락 안에서 뜻을 새롭게 펼쳐낼 수 있는 것은 기적 중에 기적이다. 아이들마다 글을 깨우는 속도가 다르다. 억지로 속도를 내게 할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만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일부러 선행 학습이라는 방법을 동원하여 남들보다 일찍 깨우치게 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깨닫고 기쁨을 맛볼 때 무서운 속도로 책을 읽게 된다. 페트리샤 폴라코처럼 말이다.
"선생님은 영원히 나의 영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