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초등(특수) 교감 자격 연수 출강
"짧아서 가슴에 더 사무치는 것이다"『어른의 생각법』 _ 도야마 시게히코, 전경아 역, 이노아 펀집, 2023, 5쪽.
교감(校監), 길어야 5~6년이다. 짧으면 1~2년. 교사에 비하면 정말 짧다. 짧지만 가슴에 사무칠 때가 많다. 교감(交感) 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렵다.
교감이 된다는 것은 출세(出世) 하는 것이 아니다.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해지는 입신양명(立身揚名)이라고 생각한다면 일찌감치 내려놓아야 한다.
대한민국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교감(校監)이라는 호칭은 학교 교육 현장에서 교장을 보좌하며 교무 관리, 학생 교육, 교장 유고 시 직무 대행 등을 담당하는 중간 관리자를 뜻한다.
하지만 법적인 의미로만 교감이 하는 일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회 안에 학교를 바라보는 기대와 시선, 학교가 안고 있는 다양한 책임, 교육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학교 안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가야 하는 일의 최전선에 교감(校監)이 있기에 그 많은 역할을 감당하는 교감의 호칭은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리고 싶다.
교감이란 보고, 살피고, 경계할 그릇이다!
교감(校監)의 監은 '살필 감'이다. 신하(臣), 한 일(一), 그릇 명(皿)
일전에 강원도에 근무하시는 한 교육연구사님께서 교감 자격연수를 준비하면서 『교감으로 산다는 것』을 읽고 교감의 '감(監)'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뜻을 풀이해 주셨다.
교감이라는 학교 안에서의 역할은 보고, 살피고, 경계할 그릇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참 지혜로운 말씀이라서 오랫동안 가슴에 담고 있다.
『두려움 없는 조직』의 저자 에이미 에드먼슨은 기존의 프레임 안에서 리더는 정답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지시하는 사람,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오늘날의 리더는 방향을 설정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감은 학교 안의 다양한 직군(행정실 직원, 교육공무직원, 교원, 학교 회계직원 등)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의 교육 비전을 수립하고 비전을 향해 나아가도록 동력을 부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때로는 모르는 척 기다려 줄 알아야 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도록 돕는 역할도 해야 한다. 나와 다른 그들의 생각에 상처를 입지 않고 오히려 내가 모르는 세상을 이해하는 훌륭한 자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자고로 '일'이란 공동체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이지 교감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슬기로운 교감 생활'이라는 주제로 오늘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연수원 중강당에서 71명의 예비 교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감히 교감 생활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기회를 주신 주** 연구사님께 감사드린다.
여기까지 오신 예비 교감 선생님들 모두는 20년 이상 학교 안에서, 교육지원청 또는 교육청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아 오신 분들이다. 학교 일은 누구보다도 잘 아시고 잘하시는 분들이시다.
다만 역할이 바뀔 뿐이다. 교감은 첫째도 둘째도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모든 정보를 다 알 수 없고 혼자서 방향을 결정할 수도 없다. 상호 의존해야 한다. 슬기로운 교감은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이다. 겸손한 질문은 태도이자 과정이다.
뭘 해야 될까요?
예를 들어주시겠습니까?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우리가 알아야 할 게 또 뭐가 있을까요?
지시하고 통제하고 감시하는 말투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닫게 만들고 결국 신뢰를 반감시킨다. 어찌 보면 교감은 학교 안에서 '말'로 관계를 구축하는 사람이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말, 상대방이 두 배 더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리더라고 해서 모두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리더는 직위가 아니라 영향력의 문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교감이 곧 슬기로운 교감일 것이다.
올해는 유난히 더운 한 해로 기억 남을 것 같다. 기상청에서 연일 발표되는 기상 속보는 연일 100년 만의 폭염, 기록적인 폭우 소식이다. 15일 동안 105시간 연수 과정에 참여하신 모든 예비 교감 선생님이 학교 현장에서 중차대한 역할을 잘 감당하시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연수원 2025년 초등(특수) 학교 교감 자격 연수 출강을 앞둔 오전에 부산 연제구 부산시티 호텔 숙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