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만 쏙 들어온다!

교장일기

by 이창수

큰 아들이 군 복무를 위해 논산에 있는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날이 기억이 난다. 수 백 명이 넘는 대한민국 건아들이 짧은 머리를 하고 스탠드에 앉아 있다가 연병장으로 모이라는 소리를 듣고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뛰어나갈 때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나도 아들을 시선에서 놓치지 않기 위해 초집중했던 그날이 생각난다.


비슷비슷한 모습을 하고 모두가 뒤엉켜 자신이 서야 할 위치를 찾는 가운데에서도 나는 아들을 시선에서 잃지 않고 끝까지 찾을 수 있었다.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라고 할까. 부모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자녀들의 입학식이나 졸업식 때 자리에 앉아 있는 뒷모습만으로도 부모들은 쉽게 자신의 자녀들을 찾는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애착, 사랑, 관심, 내 것이라는 특별한 감정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출장이 있어 시내에 왔다가 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각종 현수막들을 보았다. 많은 현수막 속에서 내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중국 하얼빈 역사 탐방 설명회 및 초등학생 모집'이라는 우리 학교 홍보 현수막이다. 운전을 하고 가면서 용케도 금방 찾았다. 그리고 자동차를 주차해 놓고 걸어가서 직접 게시된 현수막을 찍었다. 그냥 지나쳐도 될 것을 '내 것'이라는 강한 감정에 이끌려 걸어가는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거리에 수없이 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지나칠 텐데 나처럼 관심을 가지고 애착을 가지고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볼 사람이 있을까. 호기심 때문에 잠깐 시선을 둘 사람은 있을지언정 나처럼 간절한 소원을 담아 바라볼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나의 간절한 소원은 이 게시물을 보고 우리 학교로 전학 올 관심을 가질 학부모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3월도 이제 중순을 향해간다. 학교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참 많이 돌아다녔다. 사람들을 만나고 학교를 홍보하고 사업을 연계하고 학교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시도하려고 했다. 나의 목적은 딱 하나다. 학교가 없어지지 않고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학교를 홍보하는 것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의외로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쏠쏠히 우리 학교 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을 보면서 섬찟 놀라기도 한다.


특히 생각지도 못하게 우리 학교로 전입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 소식도 듣게 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경로여서 나를 포함한 우리 교직원들도 놀라고 행복한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정말 사람이 오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우리의 생각을 벗어날 때가 많다. 만남이 관계를 발전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하고 이 모든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교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오늘은 시내 큰 학교 학부모 총회 및 교육 설명회에 가서 나 홀로 1인 학교 홍보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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