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생이 아니라 전교생입니다!

by 이창수

경기도 포천교육지원청 장학사로 있는 대학 친구가 이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입학식인 줄 착각했다. 누가 보더라도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사진이다. 시골에 있는 학교로 발령 난 것을 대충 알고 있었던 친구는 두 명이라도 신입생이 있으니 그게 어디냐며 나를 위로해 주었다. 강원도에서는 신입생이 두 명이라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특히 인구 소멸 지역에 있는 학교에서는 두 명이 입학한다는 것은 마을로 보아서도 경사스러운 일이고 놀라운 일이다.



3월 첫 등교하는 날 입학식 대신에 조촐하게 시업식 겸 취임식을 함께 했다. 마침 군 동기의 연락이 닿아 초대를 했다. 바쁜 일정을 쪼개어 학교에 초대한 가장 큰 이유는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아무튼 친구는 전교생 2명 앞에서 여단장(★)의 포스보다는 측은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멋진 훈화(?)를 해 주었다.



나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친구를 만들어 주겠다고...



그 이후 나는 쉼 없이 무작정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시내 큰 학교 행사가 있으면 하던 일도 멈추고 쫓아갔다.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이렇게 20일이 지날 즘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봄이 오듯이 말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기쁜 소식으로 교직원들의 마음도 설레기 시작했다. 두 자녀를 둔 학부모님께서 우리 학교로 한 번 방문하시겠다고 하신다. 며칠 전 전학 설명회 때 참석하신 분이셨다. 설마설마했는데 설마가 진짜가 되었다. 토요일 아침 혹시나 싶어서 카톡을 드렸다.




우리 교직원들은 금요일 퇴근 전에 혹시나 토요일에 학교로 방문하실 것을 대비해서 뭔가를 열심히 준비했다. 현관문에 방문 환영 인사 글도 예쁘게 뽑아 붙여 놓았고 자녀들을 위해 소소한 선물도 포장해서 준비하셨다. 전학생을 간절히 바라는 우리 교직원들의 마음이다. 기성품이 아니라 손수 만드셨다.



'온 가족이 나들이 삼아 예쁘고 아름다운 학교 신동 초등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먼저 운을 뗐다. 곧이어 아버님도 12시쯤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답을 해 주셨다.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시구나', '뭔가 기적이 일어날 것 같은데...' 속으로 그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어머님도 학교 방문에 대한 기대하는 마음을 글로 남겨 주셨다. 시계를 보며 지금쯤이면 학교에 오셔서 둘러보고 계실 텐데, 어떤 생각을 하실까, 어떤 결정을 내리실까, 부모와 함께 온 두 아이들은 학교 구석구석을 보며 어떤 마음을 가질까 등 온 신경이 반가운 방문객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오후 2시 26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결과가 떴다. "오늘 두 친구를 만났고 부모님과 잠정 3월 25일 전입 예정으로 날짜 잡았습니다. 참고하세요" 아니,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다니... 지금까지 내가 알기로는 전입생보다는 전출생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에게도 반전의 기회가 온 것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어려운 조건, 힘든 상황, 부족한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를 선택해 주신 학부모님과 두 친구에게 무엇으로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학교장으로써 기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이 동시에 든다.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대와 설렘 속에 이제 곧 출발하려고 한다'라는 어머님의 글이 가슴속에 깊이 새겨진다. 맞다. 신동 초등학교로 전입해 오는 친구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되도록 후회되지 않게 학교 교육과정의 부족함을 차근차근 채워가도록 애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의 부족함을 인정하되 새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다시 출발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으로 가르치겠습니다~"



학교장은 내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에 반드시 책임을 지며 더 나은 결과로 해답을 내놓아야 하는 사람이다. 다시 한번 어려운 결정을 내려 준 학부모님과 두 친구에게 머리 숙여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기적이 시작되었다!



#신기하고_동화같은_학교

#신동으로키울게요

#삼척_신동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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