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AI의 탄생(2) - 다트머스의 여름은 가고

천재들의 한여름 밤은 꿈속으로...

by 장준호

제10장: AI의 탄생(2) - 다트머스의 여름은 가고...


7월 어느 저녁, 여섯 명이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 매카시, 민스키, 솔로몬오프, 로체스터, 뉴웰, 사이먼. 창밖으로 다트머스의 여름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테이블에는 종이들이 흩어져 있었다. Logic Theorist의 출력물. 신경망 다이어그램. 섀넌의 쥐 설계도.

"우리는 세 가지 다른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카시가 말했다.

"뉴웰과 사이먼의 Logic Theorist - 규칙과 논리.

섀넌의 쥐 - 시행착오와 학습.

민스키의 신경망 - 패턴과 연결."


"셋 다 '지능적'입니까?"

"Logic Theorist는 분명히 지능적입니다."

사이먼이 말했다.

"정리를 증명하잖아요. 수학자가 하는 일을."

"하지만 딱 그것만 합니다."

민스키가 지적했다.

"새로운 문제를 주면? 다른 영역의 문제를 주면? 프로그래밍을 다시 해야 합니다."

"제 쥐도 마찬가지입니다."

섀넌이 인정했다.

"미로를 풀 수는 있지만, 체스는 못 둡니다."

"그렇다면..."

솔로몬오프가 칠판에 일어나 적었다.


"범용 지능 = ?"

"우리 각자의 접근은 한 조각씩만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침묵.


"어쩌면 답은 결합입니다."

로체스터가 말했다.

"Logic Theorist의 추론 능력 + 섀넌 쥐의 학습 능력 + 신경망의 패턴 인식."

"그렇게 간단할까요?"

민스키가 회의적이었다.

"제 생각에는..."

그는 잠시 멈췄다.

"우리는 아직 근본적인 무언가를 놓치고 있습니다. 인간은 규칙도 따르고, 배우기도 하고, 패턴도 봅니다. 하지만 그 이상입니다."


"창조성?"

솔로몬오프가 제안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능력."

"그것도 계산 가능할 겁니다."

사이먼이 확신에 차서 말했다.

"창조성도 결국 기호 조작이에요. 복잡한 기호 조작일 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민스키가 말했다.

"창조성은 단순한 기호 조작 이상입니다. 어떤... 다른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매카시가 끼어들었다.

"여러분, 어쩌면 우리는 순서를 바꿔야 할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지능이 무엇인가'를 먼저 정의하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만들려고 하는."

그는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쩌면...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작동하는 것을. Logic Theorist처럼. 섀넌의 쥐처럼. 그러고 나서 왜 작동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배우는 겁니다."

"엔지니어링적 접근."

로체스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론을 기다리지 말고, 만들면서 배웁시다."

뉴웰이 덧붙였다.

"우리는 Logic Theorist를 만들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휴리스틱의 중요성. 문제 분해. 목표 지향적 탐색."

"제 쥐도 마찬가지입니다."

섀넌이 말했다.

"만들면서 강화학습의 원리를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매카시가 말했다.

"많이 만듭시다. 다양하게.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실패에서 배웁니다."


"10년이면 충분할까요?"

솔로몬오프가 물었다.

사이먼이 웃었다.

"10년? 너무 길죠. 5년이면 인간 수준의 체스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은 몰랐다. 그것이 4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것을.


8주가 지났다. 워크숍이 끝나갔다. 솔로몬오프가 마지막 발표를 했다.

"이번 여름을 요약해봅시다."

그는 칠판에 적었다.

"우리가 배운 것:"

1. AI는 가능하다 (Logic Theorist가 증명했다)

2.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다

3. 여러 접근 방법이 있다:

- 기호 조작 (뉴웰 & 사이먼)

- 신경망 (민스키)

- 학습 기계 (섀넌)

- 정보 이론적 접근 (솔로몬오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매카시가 덧붙였다.

"우리는 이제 공동체입니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공동체."

캠퍼스는 여전히 조용했다. 하지만 뭔가 시작되었다.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워크숍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흩어졌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 연락했다. 편지를, 논문을, 아이디어를. 그들은 믿었다. AI가 곧 성공할 것이라고.


허버트 사이먼, 1958년: "10년 안에, 컴퓨터가 세계 체스 챔피언이 될 것입니다."

마빈 민스키, 1967년: "한 세대 안에... 인공지능을 만드는 문제는 실질적으로 해결될 것입니다."

존 매카시: "인공지능은 4년 후에 올 수도 있고 400년 후에 올 수도 있습니다."

매카시는 상대적으로 신중했지만, 그 조차도 1960년대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그들은 틀렸다.


하지만 그들의 낙관주의는 전염성이 있었다.


1960년대, AI의 황금기

다트머스 이후, AI 연구는 폭발했다.

- 1957-1958년: 프랭크 로젠블라트의 퍼셉트론 - 최초의 학습하는 신경망

- 1958년: 존 매카시가 LISP 프로그래밍 언어 발명

- 1959년: 아서 새뮤얼의 체커 프로그램이 인간을 이김

- 1965년: 조지프 와이젠바움의 ELIZA - 대화하는 프로그램

- 1966년: 로스 퀼리안의 의미 네트워크


돈이 쏟아졌다. 국방부. 록펠러 재단. IBM.

MIT, 스탠퍼드, 카네기멜론에 AI 연구소가 설립되었고, 미래는 마냥 밝아 보였다.

AI 연구자들은 크게 두 진영으로 나뉘어 있었다.


- 기호주의(Symbolism): 뉴웰, 사이먼, 매카시. 지능은 기호 조작이다. 규칙과 논리로 생각을 모델링한다.

- 연결주의(Connectionism): 로젠블라트와 신경망 연구자들. 지능은 뉴런의 연결에서 나온다. 뇌를 모방한다. 흥미롭게도, 민스키는 초기에 신경망을 연구했지만, 점차 기호주의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그림자도

1957-1958년, 코넬 대학의 프랭크 로젠블라트(Frank Rosenblatt)는 퍼셉트론(Perceptron)을 발명했다. 단층 신경망으로, 입력을 두 가지 범주로 분류하는 알고리즘이었다. 1958년 7월, 미국 해군 연구소는 놀라운 발명을 공개했다. IBM 704 컴퓨터가 50번의 시행 후 스스로 학습하여 왼쪽에 표시된 카드와 오른쪽에 표시된 카드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로젠블라트는 이것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는 최초의 기계"라고 불렀다.

많은 연구자들이 큰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마빈 민스키는 로젠블라트의 주장에 깊이 회의적이었다. 그들은 브롱스 과학고등학교 동기였다. 학회에서 로젠블라트와 민스키는 퍼셉트론의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쟁했다. 그들의 동료와 학생들이 놀라움 속에서 지켜보았다.


1969년, 민스키와 시모어 패퍼트는 책을 출판했다.

『Perceptrons』


민스키와 패퍼트는 제한된 연결을 가진 기본 퍼셉트론의 한계를 증명했다. 예를 들어, 단층 퍼셉트론은 XOR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보였다. 이 책은 널리 (그리고 잘못) 인용되어 퍼셉트론의 강력한 한계에 대한 증명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민스키와 패퍼트는 다층퍼셉트론이 XOR 함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피해는 생각보다 커지고 있었다. 이 책은 신경망 연구의 "AI 겨울"을 불러오는 데 일조했다.


수십 년 동안 인공지능 연구에 대한 연방 자금이 고갈되었다.

신경망 연구는 거의 죽었다. 20년 동안.

그리고 1970년대 초, 다른 문제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 조합 폭발 (Combinatorial Explosion): 체스 프로그램이 모든 가능한 수를 탐색하려고 하면, 가능성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체스 판에서 3수 앞을 보려면 수백만 가지, 10수 앞을 보려면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빨라도 불가능했다.


- 상식의 문제 (Common Sense Problem): 기계는 인간이 당연하게 아는 것들을 모른다. "비가 오면 젖는다", "컵은 깨지기 쉽다", "사람은 한 번에 한 곳에만 있을 수 있다" 같은 수천, 수만 가지의 상식을 어떻게 프로그래밍할 것인가? 그리고 상식은 명확한 규칙으로 표현하기조차 어렵다.


- 프레임 문제 (Frame Problem): 세상이 변할 때,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변하지 않는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로봇이 방에서 상자를 옮긴다고 하자. 상자의 위치는 변한다. 하지만 상자의 색깔은? 무게는? 방의 온도는? 다른 물건들의 위치는? 변하지 않는 모든 것을 일일이 명시해야 하는가? 이것은 불가능하다.


AI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1973년, 제임스 라이트힐(James Lighthill) 보고서가 영국 AI 연구를 비판했다.

"약속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자금이 끊기기 시작했다.


첫 번째 AI 겨울이 왔다.


이전 09화제9장 AI의 탄생(1): 다트머스의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