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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창창한 날들
Nov 24. 2022
예외는 없다
면역력 파괴의 주범은 술!
[ 예외는 없다? ]
코로나 이후 백신 3차까지 맞았고,
지난 이 년 동안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이 건강하게 지냈다.
이삼 일 이상 집에서 쉰 적이 없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왔으나 문제 없었다.
그런 내가 월요일에 코로나 양성 확진을 받고, 삼 일째 자가격리 중이다.
그동안 주변에서는 나를 두고 매우 의아해했다.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네가 왜 안 걸려?"
"학생들 수십 명이 집에 오가는 공간에서 일하는데 왜 안 걸려?"
정녕 코로나를 피해 갈 순 없는 것이었나.
[ 일주일 간의
美
친 일정 ]
1. 지난주 수요일
오전에 마더 피스 타로 세미나를 듣고, 오후 독서 수업을 한 뒤, 술 약속이 있어 산본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전철을 타고 약속 시간 7시에 맞춰 부지런히 달려갔다.
처음
소개받은 두 사람과 소개한 친구까지
넷이서 술을 마시기 시작
했다
.
좋아하는 소맥을 여덟 잔(주량은 두 잔인데
괜히 무리수 투척
), 함께 자리한 분이 양주를 쓰윽 꺼내기에
술탐이 나서 두 잔, 그리고 뻗었다.
"노래방 갈래?"
"어, 좋아."
시끌벅적한 노래방 기
계
음이 들리고 나를 일으켜 세우려는 누군가의 부추김이 느껴졌으나 나는 엎드린 채 잠이 들어버렸다.
친구가 택시를 태워 나를 고이 집으로 돌려보냈다.
안전하게 컴백홈.
아마도 자정이 넘은 시각.
2. 지난주 목요일
새벽에 속이 울렁거려서 깼더니
옷,
가방,
양말,
소지품이
어지러이
방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
아들에게 방을 지저분하게 쓴다고 타박할 처지가 못 되었다.
정말 쓰레기장 같았다. 취기를 못 견디고 모두 내던진 모양이었다.
배도 아프고 속은 쓰리고...
꿀물을 타서 마시고 다시 잠을 청했다.
오전 10시까지 사람들 몇을 태우고 416 목공소를 가기로 했는데,
아차!
환승주차장에 내 차를 두었다는 걸 깨달았다.
카카오 택시를 불러 전철역으로 달렸다.
늦지 않게 사람들을 태우고 목공소로 달려가 냄비 받침대를 만들었다.
점심도 못 먹고 영흥도로 달려갔다.
어제 만난 친구들이 바다낚시가 재밌다고 초대했던 것이다.
우리가 늦게 도착해 낚시 대신 그들이 잡아온 우럭, 광어 월척으로 회를 뜨고,
주꾸미, 곰장어 등으로
튀김을 만들어 방문객을 극진히 대접해 주었다.
나는 전날의 숙취가 가시지 않아 그 맛있는 자연산을 거의 먹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니 밤 열한 시.
3. 지난주 금요일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 헬스를 한 시간
동안 한 뒤 사우나에 들렀다.
오전 열 시부터 마더 피스 타로 마지막 세미나를 듣고,
오후 한 시부터 밤 열 시까지 독서 수업.
밤 열 시부터 새벽 한 시까지 글 쓰고, 다음 날 수업 준비를
하다 잠들었
다.
4. 지난주 토요일
금요일
밤은
잠을
자주
설
치는데 이 날도 여지없었
다.
이번에도 자다 깨다 반복,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 브런치 글을 수정한 뒤 발행을 눌렀다.
오전 열 시부터 오후 네 시까지 독서 수업을 한 뒤 바로
볼링 번개를 하러
달려갔다.
요즘 바빠서 연습을 통 못 해 하루 전 연습으로 채워보려는 욕심
때문이었
다.
네 게임을 하고 나서 함께 간 언니와 저녁을 먹었다.
팔천보 인증을 위해 걷다가 헤어
진
뒤
집
근처
공원에서 걸음수를 마저 채우고
귀가했다.
매일 글쓰기, 수요 글쓰기, 브런치 읽기, 브런치 쓰기 등을 이어나갔다.
서너 시간이 흘렀고 새벽 한 시가 넘었다.
다음날 볼링 정기전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4. 마침내, 일요일
허리와 어깨가 아파서 잠을 깊게 이루지 못하고 몇 번을 깼다.
전날 오랜만에
볼링을
연습하여 무리했나 보다고 무심히 넘겼다.
너무 무리한 일정이었나, 그때쯤 자각이 들었으나 다음 주는 타로가 끝나니까 한숨 돌릴 수 있을 거라고 토닥였다.
아침에 눈을 뜨니 목이 따끔거리고 허리와 양어깨가 더 아팠다.
파스를 붙이려고 했으나 잔여분이 없었다.
통증 완화 크림을 바르고 생강차를 마신 후 볼링장으로 출발.
이상했다.
목이 점점 더
따끔거렸다.
뒷목, 어깨, 허리, 손목, 무릎이 죄 아팠다.
주변 사람들이 돌아가며 마사지를 해 주었으나 가라앉지 않았다.
오후엔 안성에서 지사장님과 여러 원장님들과 점심&산책 모임이 있었다.
정오에 사람들을 태우고 안성으로 출발했다.
목이 아프고 근육통이 심해지니 무의식적으로 겁이 나서
마스크를 쓴 채 창문을 열고
달렸다.
몇 달 전에도 비슷한 증세가 있었다가 푹 자고 나니 괜찮아졌던 일이 있어 설마 했다.
안성에 도착했을 때 어디 앉기도 어려울 만큼 몸 전체의 살이 다 아파왔다.
지사장님이 맛집 음식을 미리 주문했다고 잡기에
따로 앉아
대충
식사
한 뒤
,
동승한 이들에게 기차를 타고 오도록 부탁하였다.
혼자 안산으로 출발했
다
. 약국 몇 군데가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
통증은 심해지고
눈이 자꾸
감기더니
평택
휴게소로
진입할
때 회전 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받았다.
뒤에 차가 없었고,
다행히
저속이어서 살짝 부딪혔
다.
덕분에 바로 정신을 차
릴 수 있었
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휴게소 화장실과 편의점에 들를 때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으려고
극도로
조심했다.
진단 키트 반응 결과 음성이
기에
,
안심하고 잠시 잠을 청했다
.
타이레놀을 팔았을 텐데, 그땐 키트 검사에만 정신이 팔렸다.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에
반쯤 감긴 눈으로 운전
해서라도 속히 집에
돌아가는 것
이 급선무라 생각했
다.
하지만
고속도로 정체가 길게 이어졌
다.
5. 월요일, 운명의 확진
이렇게 숨 가쁜 며칠이 지나고 나의 바이로 리듬은 산산이 깨졌으며,
지난 2년 동안 아픈 데 없이 코로나 확진을 피해 가던 내 육체는
결국 케이오당하고 말았다.
친구들이 가장 느지막하게 확진자가 된 내게
슬기로운 확진자 생활의
팁도 주고
배달음식과 과일
, 주전부리를
주문해 보내 주었다.
카*오 선물, 배*의민족, 쿠*이츠 등이 신속하게 나의 식사 업무를 처리해 주었다.
평소에 배달음식을 잘 안 먹는 데다,
두통과 근육통이
극심
하니까
배달시킬
생각에 더 아픈 것 같았다.
친구들의 세심한 배려 덕에 지금 냉장고와 부엌 베란다는 먹을거리가 쌓
여있
다.
친구들아, 내가 좀 통통해져 나타나도 놀라지 말고, 웃지 말아 주렴.^^
이상, 무리한 일정으로, 특히 과음이 끼어 들어간 무리수와 같은 일정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에 걸린 나약한 인간의
美친 일주일
이었다.
근육통은 이틀 반만에 가라앉았고, 목 아픈 증세만 남았다. 덕분에 일주일 휴강하고 아무도 안 만나는 아주 특이한 삼일이 지났다.
여러분,
이렇게 살면 큰일 나요...
재 확진, 삼 확진도 생긴대요. 코로나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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