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범준쌤 Apr 14. 2024

1974 - WAY HOME, Mondo Grosso

집으로 가는 길 

일을 마치고 집을 갈 때 퇴근송으로 듣는 노래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몬도 그로소의 1974 - Way home을 자주 듣는다. 잔잔한 노랫소리가 참 좋다. 해가 지면서 생기는 노을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들으면 편안해진다. 


몬도 그로소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는데 1990년대 초부터 일본에서 활동해 온 대표적인 클럽 아티스트라고 한다. 전혀 몰랐다. 


https://www.youtube.com/watch?v=Gs5uCxXJdos&list=PL8zXQKOZWg9Itwemm6B88IoOyJ5nwCX-9&index=4

    


피아노와 드럼의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편안함을 준다. 제목 또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갈 때 듣기 최적의 노래. 


세계적인 신화종교학자이자 비교신화학자인 조지프 캠벨의 '영웅의 여정' 모델에서 괴물을 물리치고 보물을 얻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오는 BGM같기도 하다. 자신의 모험을 끝내고 돌아가는 영웅이 여정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듣는다면 이 노래일 거 같다. 오늘이라는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래서 이 노래를 자주 듣는 것일까. 


듣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왜 1974지? 몬도 그로소의 구성원들이 결성된 연도인가? 밴드 리더가 태어난 연도인가? 물음표가 여러 개 생겼지만 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아시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유튜브 뮤직으로 노래를 듣는데 우연히 다음 노래로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가 나왔다. 신해철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에서 또다시 1974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나는 어린 내 눈에 처음 죽음을 보았던
1974년의 봄을 아직 기억한다.

  

노란 병아리 얄리가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앞뜰에 묻힌 것도 1974년이었다. 우연의 일치였지만 느낌이 묘했다. 내가 태어나기 전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이 서로 알기도 전인 1974년이 조금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궁금함은 우리 부모님에게로 이어졌다. 1974년, 21살의 우리 아빠와 15살의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둘은 그때 어떤 음악을 많이 들었을까. 그리고 어떤 꿈들을 가지고 오늘을 지냈을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떤 생각들을 했을지 말이다. 4월 말에 출장이 있어 김해에 가는데 그때 살포시 물어봐야겠다. 


음악은 내게 이런 힘을 준다. 새로운 물음을 가지고 해 준다. 관심과 호기심, 생기와 활기를 선사해 준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