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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준쌤 Nov 28. 2021

[쇼미더머니10 베이식]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

꿈에 대하여 

어떤 노래를 들을 때 잠깐 하던 걸 멈추거나 멍하니 그 노래에만 집중할 때가 있다. 쇼미더머니10 8회를 보다가 그런 순간이 있었다. 베이식이 불렀던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라는 노래가 그랬다. 그는 이때까지 '래퍼'라는 꿈을 가지고 달려왔던 지난 시간들과 여전히 하고 있는 고민들, 그리고 다짐에 대한 내용을 노래에 진심을 다해 담았다. 그 진심은 사람들을 감명시켰다.


https://www.youtube.com/watch?v=XZ4UK31FpRw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

눈빛에 베일 듯 우린 날카로워

마침표를 찍고

난 조금 더 멀리 가려 해

만남은 쉽고 이별은 참 어려워


아직도 기억나 차 안의 공기가

처음 들었을 때 마음이 짜릿했던 뭔가가

6살이었지만 알았었지 뭔가 다르단 건

그렇게 쉽게 만나게 되는 거야

꿈이란 건

시간이 흘러서

이제 음악은 내 놀이가 됐고

듣고 따라만 부르기엔

내게는 뭔가 부족했어

그래서 실행에 옮겼지

방에서 혼자 꿈만 꾸던 모습

가사를 쓰고 부를 때

사실 내가 생각했던 건

돌아가야 할까

나아가야 할까

환호와 박수 소리를 들을 때

떠나야 할 것 같지 왜

지금 떠나서 아름다운 기억으로만 간직해

다들 꿈이란 건

이루지 못한 채 꾸고만 사는데

It's Ok 괜찮아

난 맛이라도 봤잖아

다시 현실로 돌아가

그래 취직하고 잘 살아

잘 잊혀지고 있잖아

그런데 자꾸 왜 난

또 가사를 끄적이는 걸까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

눈빛에 베일 듯 우린 날카로워

마침표를 찍고

난 조금 더 멀리 가려 해

만남은 쉽고 이별은 참 어려워


어렵게 시간이 지나고

다시금 만난 그 꿈은 꽤 반짝였지

이제는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 시간은 잠깐이었지

그렇게 어렵게 놓아줬었는데

쉽게 다시 왔다 멀어지는 건

내 의지완 달라 멀어지는 걸 인정하기는 죽기보다 싫어

섭섭할 뿐이지 모자란 내 자신한테

거짓말했었던 날들이 반복돼

사실 알고 있던

것들인데도 난 모른 척 문제가 없는 척

언제나 척뿐이었지

잘 돼가는 거 하나도 없는데

내 자존심 챙기는 것뿐이었지

어쩌면 알고 있었지 모든 걸

아니 알고 있었어 전부터

왜 모르겠어 I ain't dumb

이별은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거 같아

준비는 예전부터 했는지도 몰라

이제는 생긴 거 같아

마침표를 찍을 용기가

끝나도 괜찮아 정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어

다음 페이지에 끝나도 좋아

그러나 거기에 너가 있다면

이 얘기의 끝을 미룰 거야

그게 내가 원하던 결말

아직도 어려워

이미 해봤던 이별이라도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

눈빛에 베일 듯 우린 날카로워

마침표를 찍고

난 조금 더 멀리 가려 해

만남은 쉽고 이별은 참 어려워

그대가 날 떠나간단 말만

하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서 있을게요

그대가 날 떠나간단 말만

하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

눈빛에 베일 듯 우린 날카로워

마침표를 찍고

난 조금 더 멀리 가려 해

만남은 쉽고 이별은 참 어려워




그런 순간이 있다. 이건 뭔가 다르다는 걸 직감하는 순간이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는 찰나의 순간이 있다. 마치 베이식이 6살에 느꼈던 것처럼. 바로 꿈이라는 씨앗이 내게 심기는 순간이다. 꿈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나에게도 있었다. 2010년 경성대학교 대강당에서 펼쳐졌던 박경철, 안철수의 청춘공감콘서트가 그랬다. 수천 명의 청중의 하나였던 나는 그 현장의 온도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벅차오르는 에너지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각자의 삶에서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와 에너지를 전달하던 그 장면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강연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 이후 강연을 수없이 많이 들었다. 듣고 싶은 연사의 강연이라면 4시간이 걸려서라도 갔다. 이 경험들은 강연을 직접 기획하게 만들었다. 강연을 소비하는 사람에서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이고 싶어 진 것이다. 그래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부산에서 강연기획을 몇 번 했고, 나아가 이 일을 업으로 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서울로 올라가서 강연기획 일을 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기업교육과 HRD 쪽으로 관심이 가게 되었다. 강연의 한계점을 본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지혜, 콘텐츠를 직접 말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었다. 특히나 길(진로)과 나(자기 이해, 자기 탐색, 자기 발견 등)에 대한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다. 시작은 청소년 진로교육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청년 소그룹 진로코칭으로 확장이 되었다. 나는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말과 글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어 했고, 그 바람대로 현재 그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베이식이 내가 랩을 몇 살 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처럼 나 역시도 그런 고민이 들었다. 내가 언제까지 청소년 진로교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절대적인 나이 차이는 날 수밖에 없고, 아무리 내가 노력한다고 해도 채워지지 않는 간격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았던 청소년 진로교육 강사들은 대다수가 20,30대이며 40대와 50대가 간혹 보이지만 정말 드물었다. 특히 청소년 진로교육만 하고 있었던 2019년까지는 그 고민은 풀리지 않는 하나의 수수께끼와도 같았다. 또한 강의가 두려워졌던 때도 있었다. 가수가 무대를 두려워하게 된 것처럼 강의에서 만나는 청중과 사람들이 무서웠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날까 봐 하는 두려움, 부족한 나 자신을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던 그 순간은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


베이식이 쇼미10을 도전하고,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국은 무대를 통해서 자신감을 되찾은 것처럼 나 역시도 그 고민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내가 겪고 있는 두려움과 불안을 이야기하고, 취약성을 드러내고 하면서부터 조금씩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두움을 회피하고,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밝음과 통합하며 주변의 소중한 이들에게 드러낼 수 있을 때 그것이 나의 고유함과 보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꿈을 꾸다 보면 꿈같은 순간만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있고, 불안과 두려움에 압도당하여 아무것도 못하고 겁쟁이처럼 가만히 있을 때도 있다. 꿈은 나를 두근거리게 해 주지만 그것이 슈퍼파워는 아니다. 다만 우리 내면 속에 자리 잡은 슈퍼파워를 깨워줄 수 있는 요소이기는 하다. 꿈이라는 씨앗을 심고, 그 토대를 잘 만들어주고, 물도 주고 이야기도 건네면서 꿈은 자라게 되는 것이다. 즉, 우리의 삶과 일상에서 만들어나가고 성장시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꿈은 없어도 괜찮다. 이미 내가 행복하고, 평온하며, 만족스럽다면 꿈은 없어도 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하나의 큰 퍼즐 조각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우리는 다시 꿈을 꿀 때다. 아니,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을 때다. 그 되찾음은 어떤 시작을 필요로 한다. 꿈을 되찾고 싶은 자들이여, 당신이 서고 싶었던 무대는 어디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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