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범준쌤 Dec 26. 2021

크게 제대로 해도 좋고, 작게 유지해도 좋다.

<사이드 프로젝트 100>을 읽고 나서 

이번 주 토요일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일, 연애, 결혼, 돈(재테크&투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중에서 핫이슈는 돈이었다. 돈은 일에도, 연애와 결혼에도 모두 영향을 끼치는 존재였기에 이야기가 끊기질 않았다. 나 이외의 두 친구는 대기업을 다니며 안정적인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셋은 똑같이 이 말에 공감했다. 

월급만 받고 살아서는 수도권에 집 못 산다.

한 친구가 말했던 말인데 모두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대기업임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었고, 분양이 되더라도 중도금을 제때 낼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너무 오른 집값으로 인해 아마도 어려울 거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SONY 카메라를 꺼내며 내년부터 월화수목금은 직장에서 일하고, 토일은 사진과 관련된 부업을 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쓴웃음과 미소의 사이에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었다. 


물론 이 사이드 프로젝트가 잘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지인 중 한 명이 회사를 다니면서 사진 관련 프리랜서 일을 했는데,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본업보다 더 많은 월 수입을 창출했고, 더 나아가 지금은 월 2000만 원을 번다는 성공 스토리가 이 친구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대로 가면 안된다라는 위기의식, 지금 있는 이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창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 친구가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N잡러'라는 말이 트렌드 코리아와 같은 책에서 나오는 개념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주변 지인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키워드가 되었다는 걸 체감했다. 


나 역시 이미 강사, 코치, MC 등 N잡러로 살고 있지만 여러 이유(특히 경제적인 성장)로 강점과 경험을 살려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혼자서 하다 보니 추진력이 조금씩 약해졌다. 그러다 트레바리에서 사이드 프로젝트 주제로 파트너를 모집하는 걸 봤고, 지원했다. 기왕 독서모임 하는 거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 책을 읽으며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부수입도 벌 수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다.     


이번 달 책은 크리스 길아보의 <사이드 프로젝트 100>이었다. 본업을 그만두지 않으면서 부업으로 돈을 버는 100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은 '크게 제대로 해도 좋고, 작게 유지해도 좋다'는 문장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사업을 키우지 않는 것 또한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 '규모를 키워 제대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큰 스트레스나 부담감 없이 하루에 1~2시간 정말 재밌는 일을 하듯 부업을 운영하는 사람들 이야기도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본업에서 자신의 능력을 활용할 수 없어서 하나의 해방구로 부업을 하는 사람도 많다. 다시 말해 작게 유지하는 것에도, 크게 성장시키는 것에도 모두 나름의 기쁨이 있다는 뜻이다. 부업이 전해주는 행복을 마음껏 누리기 바란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크게 성장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돈을 버는 것도 그리고 작게 유지하고 소소하게 진행하는 것도 나름의 기쁨이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전해주는 행복은 돈과 바꿀 수 없는 가치이다. 5년 동안 매일매일 몇 페이지 독서를 통해서 소중한 글귀들을 모으고, 그 글귀들을 바탕으로 나의 글을 쓰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독립출판을 했던 과정은 기쁨이자 행복이었다. 물론 100권도 채 팔리지 않아 돈이라는 기준으로 봤을 때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주는 에너지는 흔들리는 일상을 버텨주는 단단한 기둥이 되었다. 경제적 자유를 안겨주지는 못했지만, 정서적 안정과 정서적 자유를 독립출판을 통해서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었다.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결혼식에서 만났던 친구의 지인처럼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서 본업을 뛰어넘는 부를 창출하는 것도 좋다. 부러운 일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큰 욕심으로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는 실망으로 돌아오기 쉽다. 그리고 지속해서 해나갈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작게 유지해도 좋다. 그것이 나의 정체성을 확장시켜나가고, 지켜줄 수도 있고 하나의 해방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가 아는가. 작게 유지하다가 그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가 어떤 기회를 만들어낼지 모른다. 중요한 건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시도해보고 시도하는 걸 넘어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고 창출해내는 지속성을 지니는 일이다. 또한 나름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2022년은 내게 그런 해가 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Photo by Eden Constantino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나침반은 흔들리며 방향을 잡아나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