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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준쌤 Jan 02. 2022

글쓰기의 이유

글을 쓰는 여러 가지 이유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이유에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각기 자신만의 이유가 있기에 글을 쓴다. 물론 그냥 습관적으로, 아무 이유 없이 쓰는 사람도 존재하지만 대게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을 쓰기 전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통해서 이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스스로에게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준다.

정서적 만족, 어떤 주제와 소재에 대한 정리와 성찰 등 여러 가지를 글쓰기를 통해서 얻는다. <마음의 미세먼지가 가득한 아침, 우리는 책을 읽는다>라는 책을 쓰면서 내가 지니고 있었던 상처와 어두움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글쓰기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 덮어두었던, 그냥 지나쳐왔었던 사건과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던 말들, 맴돌고 있었던 말들을 글로 정리하는 작업은 힘들었지만 가치가 있었다. 밝음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내게 스스로가 지니고 있는 어두움을 품고 통합해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그리고 흩어진 정보와 지식들을 한 편의 글로 정리해나가면서 그 분야에 조금은 더 깊어질 수 있다. 읽기만 했던 책 보다, 쓰기까지 진행했던 책들이 더 많이 기억에 남고 말로 이야기했을 때 더 수월하게 나오는 걸 보면 확실히 쓰기의 힘은 강하다.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어주는 학습효과가 글쓰기에 있다.


두 번째, 타인에게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준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책 제목을 예전에 mbc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지금까지 제목을 기억하는 걸 보면 상당히 인상을 깊이 받았다. 인상을 받은 이유는 그 제목에 공감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글쓰기도 그렇다. 혼자만을 위해서 쓰고, 혼자만 그 글을 읽는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어떤 의미를 느낄 수 있을까. 내가 쓴 글이 타인에게 읽히고, 그 사람들에게 재미와 의미를 선물해주고, 가치를 줄 수 있다면 내가 느끼는 재미와 의미는 더 커진다.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 누군가가 돈을 주고 사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가치가 있는 글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사실 이는 첫 번째 이유와도 이어진다. 타인에게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자기 효능감,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을 받았다는 만족감을 글쓰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결국 나에게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즉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위해서이다. 그리고 타인에게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주기 위해서이다. 나아가서 세상에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만의 스타일로 잘 전달하고 싶기 때문에 글을 계속 쓴다. 쓰다 보면 글이 는다. 그리고 글이 늘면 말도 는다. 말이 늘면 글도 는다. 그러다 보면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잘 전달할 수 있게 되고, 스스로를 더 잘 성찰할 수 있는 지성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러니 글을 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나는 글을 계속 쓴다.


요즘 여러 가지 플랫폼에서 글쓰기 강연과 강의가 많이 열린다. 책 쓰기, SNS(블로그, 브런치, 인스타 등) 글쓰기 등 여러 가지 교육 콘텐츠들이 많이 생겼다. 특히나 돈이 되는 글쓰기, 책 쓰기에 대한 콘텐츠들이 인스타, 페이스북 광고에서 많이 보인다. 글쓰기를 통해서 변화를 이루어낸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나의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당연히 가능하다. 하지만 글쓰기 강연과 강의를 '듣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글을 지속적으로 '쓰는' 프로세스를 지녀야 한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 는다. 운전실력은 운전을 어떻게 잘하는지 알려주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면서 느는 것보다 직접 도로에서 운전을 해가면서 느는 게 비교 불가할 정도로 훨씬 클 것이다. 많은 교육 중독자, 학습 중독자, 배움 중독자들이 정작 자신의 변화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직접 스스로 실행하면서 익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임에 공략법이 존재하는 것처럼 글쓰기에도 어느 정도 꿀팁과 기술이 있다. 그러나 게임을 하기 위한 목적이 게임을 빠른 시간에 공략하기 위함이 아닌 사람들은 거기에서 기쁨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온전히 그 경험에 몰입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만의 방향과 속도로 내딛는 발걸음 속에서 이루어진 성장이 빚어내는 느린 결과물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이 질문은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내가 어떤 가치를 지닌 사람인지에 따라서 글쓰기의 이유는 다를 것이다. 지금 내가 어떠한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지에 따라서 글쓰기의 이유는 다르다. 내가 지금 가장 결핍되어 있는 것, 욕망하고 있는 것이 글쓰기에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내가 결핍되어 있고, 욕망하고 있는 것을 위해 나는 글을 쓰는 셈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단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며 그 균형을 글쓰기를 통해 잡아나가고 있다. 글쓰기 나를 위해서, 그리고 타인을 위해서, 때로는 타인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쓰는 좋은 도구이자 훈련법이자, 안식처다.


- 사진 출처 : Photo by Glenn Carstens-Peter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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